"고작 한 명 때문에?" 잠실 봉쇄 왜 못 푸나 봤더니…대표 없는 '중구난방 시위대'
오후엔 현장을 찾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중재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국민의힘 의원이 동행하고 방송 카메라 기자들이 체육단체 사무실 진출입 과정을 생중계하기로 극적인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허리에 성조기를 두른 한 여성이 경기장 출입문 양쪽 손잡이를 움켜쥐고 완강하게 버텨 또다시 불발됐다. 다른 시위 참가자들과 의원들까지 나서서 여성을 설득해 봤지만, "내 의무"라면서 막무가내였다. 체육단체 측과 동행해 함께 입장하자는 제안마저 거부했다. 한 의원은 "설득이 아예 통하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협의가 번번이 엎어지는 가장 큰 원인으로 시위대 안에 통일된 소통 창구가 부재하다는 점이 지목된다. 통상적으로 집회엔 주최자가 있고, 지도부 아래 공통의 의제를 설정해 요구안을 제시한다. 그래야 협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표소 시위대는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이라고 자신을 규정하면서 집회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이합집산하고 있다.
그간 경찰은 특정 지점마다 대화경찰을 배치해 현장 상황에 대한 조율을 시도해 봤지만, 시위대의 통일된 입장을 전달받지 못했다. 시위대 내부에서 서로 대표자 자격을 따져물으면서 갈등을 빚다가 모든 협의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날도 경찰과 체육단체는 경기장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고, 중재안 찬성파와 반대파가 출입구 앞에서 상대방을 힐난하면서 대립했다.
그러다 보니 시위대 일부가 유소년 선수들의 소지품을 뒤지거나 경찰을 조롱하는 등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데도 내부 통제나 자정 노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선거와 무관한 체육단체들이 겪는 엄청난 피해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는 이유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시위는 경기장 일대가 아니어도 할 수 있지만 체육단체 업무는 그렇지 않다"며 "추가 피해가 없도록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합법적인 시위는 최대한 보장하되 일부 불법 행위에 대해선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검경합동수사본부 수사를 통해 이번 사태의 전모를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소재를 명백히 밝히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며 "사적 검문이나 시설 점거 등 법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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