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014/0005535530
[파이낸셜뉴스] 유럽 내에서 가장 엄격한 낙태 규제를 적용하는 국가 중 하나인 폴란드의 한 주택 마당에서 태아 사체 수십 구가 암매장된 채 발견돼 현지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수사당국은 병원에서 태아 시신을 불법으로 반출해 개인 연구나 실험에 사용한 혐의로 전직 병원 소속 의사를 구속했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폴란드 검찰은 최근 남동부 루토리시의 한 주택 정원에 묻혀 있던 태아 사체 34구를 발굴했다. 이와 함께 해당 주택의 전 소유주이자 여성 병리학자인 마그달레나 H(57)를 사체손괴, 부적절한 폐기물 취급, 허가받지 않은 장소에 유해 물질 유기 등의 혐의로 현장에서 구속했다.
이번 사건은 해당 주택에서 공사를 진행하던 중 의료 폐기물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온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현장에 출동한 검찰과 경찰은 탐지견을 투입해 정원 일대를 대대적으로 수색한 끝에 암매장된 태아 사체들을 무더기로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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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범행 현장에서 현미경 슬라이드와 병원 기록으로 추정되는 문건들이 대량으로 함께 발견된 점을 토대로, 피의자가 태아 사체를 개인적인 연구나 실험 목적으로 사용한 뒤 마당에 무단 유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지 매체 '라디오 에스카'는 마그달레나 H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자신이 근무하던 제슈프 지역의 한 병원에서 숨진 태아들을 집으로 몰래 가져왔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수 가톨릭의 영향력이 강한 폴란드는 낙태를 전면 금지 수준으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낙태법 위반 시 최대 12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어떻게 개인이 이토록 많은 태아 시신을 손쉽게 구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
검찰은 피의자가 불법 낙태 시술을 통해 직접 태아를 조달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으나, 현재까지 불법 낙태와 연루된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당국은 발견된 사체가 현재 34구로 집계됐지만, 정밀 감식과 추가 수사 결과에 따라 유기된 사체의 규모가 50구에서 최대 100구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병원 내부의 조직적인 공범이나 추가 매장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문영진 기자 (moon@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