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기초연금 개편을 주문한 가운데 정부가 고액 부동산 보유자를 기초연금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제외하는 ‘컷오프’ 기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자산이 많은 고령층까지 기초연금을 받는다는 지적에 따라 현행 소득인정액 산정 방식을 손보는 방향이다.
15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기획예산처 등은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강화해 재원을 절감하고, 더 어려운 노인에게 두텁게 지원하는 ‘하후상박’ 방식의 개편안을 논의 중이다. 고액 자산 보유자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별도의 컷오프 기준을 도입하는 안도 테이블에 올랐다.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0년대 이후 출생)가 노인 인구로 편입되는 데 맞춰서다. 정부 관계자는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생지원금 지급 과정에선 소득·재산과 연동하는 건강보험료 기준 외에도 재산세 과세표준이 12억원을 넘는 가구나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가구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별도의 컷오프 기준이 적용됐다. 정부는 기초연금 개편 과정에서도 이처럼 소득인정액만으로는 걸러내기 어려운 고액 자산 보유자를 별도 기준으로 제외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현행 기초연금의 소득인정액 산정 방식이 부동산 재산 평가에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설계돼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예컨대 같은 복지제도인 기초생활보장제도는 대도시 기준 재산 기본공제액이 약 9900만원인 반면, 기초연금은 1억3500만원까지 공제한다.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는 비율도 차이가 크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월 4.17%, 연 50%를 적용하지만, 기초연금은 월 0.33%, 연 4%에 그친다.
이 때문에 부동산 자산 규모가 상당한 고령층도 기초연금 수급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복지로 기초연금 모의계산에 따르면, 대도시에 거주하는 부부 가구가 시가표준액 12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별도 소득이 없다면 기초연금 지급 대상에 해당한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70%로 가정하면, 실거래가 기준 17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보유한 노부부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기초연금 산정 기준액은 전체 노인 인구의 소득·재산 수준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별도 자산 기준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향후 초고액 부동산 자산가까지 수급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8일 기획처가 주최한 ‘국민과 함께하는 지출구조조정 토론회’에서도 기초연금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토론회에서 남경철 기획처 복지안전예산심의관은 “재배분의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고 미래세대에 차별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현재 소득 하위 70%인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중위소득과 연동하는 방식의 개선안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초기에는 중위소득 100%를 기준으로 설정한 뒤 단계적으로 이를 낮춰가는 방식이다. 현재 기초연금은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96.3%에 해당하는 소득계층까지 지급되고 있다. 만약 기준 중위소득 100%로 설정하면 당장 수급자가 줄어드는 구조는 아니지만, 향후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 인구로 대거 편입될 경우 기초연금 지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로 작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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