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눈앞에 둔 공포 영화 '백룸'…10·20대 관객이 절반 이상

공포 영화 '백룸'이 10대와 20대 관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 관객 100만명을 눈앞에 뒀다.
익숙한 인터넷 괴담에서 출발한 공포 장르라는 점이 주요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10∼20대 관객 57%…3인 이상 동반 관람 비중 높아15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백룸'은 전날까지 97만6천여명이 관람했다.
'백룸'은 우연히 미지의 공간에 들어서게 된 사람들이 그곳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를 그린 공포물이다.
영화는 개봉일인 지난달 27일 '군체'에 이어 일일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하며 극장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최근 들어 '군체'와 '와일드 씽'에 밀리며 '디스클로저 데이'와 함께 3∼4위권에 머물렀지만, 꾸준히 관객을 모았다.
'백룸'의 주된 관객 연령층은 10대와 20대였다.
CGV의 연령별 예매 분포에 따르면 20대가 38%로 가장 많았고 10대가 19%로 뒤를 이었다. 10∼20대가 57%로 절반을 훌쩍 넘겼다.
이는 현재 상영 중인 경쟁작보다 높은 비중이다. '군체'는 20대 이하가 38%(10대 8%·20대 30%), '와일드 씽'은 19%(10대 2%·20대 17%), '디스클로저 데이'는 23%(10대 2%·20대 21%)였다. 여러 명이 같이 보는 경향도 나타났다.
'백룸'은 3인 이상 동반 관람 비율이 19%로 '군체'(12%)와 '와일드 씽'(15%)보다 높았다.
10·20세대가 함께 보고 경험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았던 셈이다.
인터넷 괴담서 출발한 영화…"공포 장르 선호 경향"
10∼20대 사이의 인기 배경에는 영화가 익숙한 동명의 인터넷 괴담에서 출발했다는 점이 꼽힌다.
빠져나올 수 없는 무한한 공간에 갇힌다는 백룸 괴담은 '노클립' 현상을 바탕으로 한다. 노클립(Noclip)은 게임에서 오류 때문에 플레이어가 벽·바닥과 같은 경계를 통과해 다른 공간으로 가게 되는 현상이다. 영화 속 인물들도 벽을 통과해 미지의 공간에 들어서게 되는데, 게임을 해본 관객에게는 익숙한 설정이다.
괴담은 영상·게임 등 여러 형태로 확산하며 호응을 얻었고, 이는 영화를 향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백룸'을 연출한 케인 파슨스 감독은 4년 전 괴담을 바탕으로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 반향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10대와 20대가 공포 영화에 끌리는 경향도 영향을 미쳤다. 이들 세대는 긴장과 스릴을 안겨주는 공포물의 전통적인 주 소비층이었다. 올해 300만명 넘게 관람한 공포 영화 '살목지'도 20대가 34%, 10대가 14%로 관객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정지욱 평론가는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 출발한 영화의 소재가 10대와 20대를 끌어들인 것으로 생각한다"며 "10대와 20대는 괴담을 확대·재생산해온 연령대로, 공포 영화의 가장 큰 소비자"라고 설명했다.
"몰입형 관람 욕구"…A24 사상 역대 최고 흥행
몰입하고 직접 체험하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도 인기 요인으로 거론된다. 극중 인물을 따라가며 백룸을 탐방하는 영화는 극장에서 몰입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성향에 10대와 20대는 공포·스릴러 장르를 일반관보다 특별관에서 관람하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실제 '군체'의 경우 스크린X와 4DX가 결합한 특별관(통합관)에서 20대 관객의 비중이 36%로 일반관에서의 20대 관객 비중(30%)보다 높았다. CGV는 최근 들어 '백룸'을 4DX로 선보이고 있다.
윤성은 평론가는 "공포 영화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보다 영화관에서 볼 때 공포가 극대화된다"며 "10·20세대가 감각적이고 몰입되는 경험을 중요시하는 점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끈 '백룸'은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티모테 샬라메 주연의 '마티 슈프림'을 제치고 미국 영화사 A24가 제작한 작품 중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미국 박스오피스 집계사이트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영화는 전 세계를 통틀어 2억4천만달러(약 3천600억원)가 넘는 수입을 거뒀다. 이는 제작비(1천만달러)의 20배가 훌쩍 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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