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마구 팔아대더라"…스페이스X 상장 때문에 아무 상관없는 내가 손해본다고? [주末머니]
스페이스X·오픈AI·엔트로픽 줄상장
채권시장 악화→금리상승→경기위축 가능성
스페이스X와 오픈AI, 엔트로픽. 역대 기업공개(IPO) 규모 1~3위를 차지할 고래들이 줄이어 등판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지만, 시장 한쪽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이들 기업으로 역대급 자금이 쏠리면서 증시 수급뿐 아니라 채권시장, 실물 경기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iBK투자증권은 미국 증시의 대형 IPO에 대해 이같이 경고했다. 스페이스X에 이어 시장가치가 1조달러에 이르는 오픈AI와 엔트로픽도 올해 4분기 IPO가 예정돼 있다. 이 3개 회사는 모두 기존 최대 규모 IPO였던 아람코를 넘어선다. 역대 IPO 1~3위가 모두 올해 안에 상장되는 것이다.
대형 IPO는 과거에도 증시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했다. 다만 그간의 우려는 대부분 증시 내 수급 문제에 집중됐다. 대형 IPO가 대규모 투자자금을 흡수하면 시장의 대기성 투자자금이 줄거나 투자자들이 청약을 위해 기존 보유 주식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들의 매도세를 스페이스X 상장 참여와 연관 짓는 해석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이번에는 부담이 증시 안에서만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초대형 IPO가 잇따르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 수요가 한꺼번에 커지고, 이는 자금시장 전체의 조달 여건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미국 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정도의 대형 IPO가 진행되면 약간의 시차를 두고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나 동행지수 변동 등이 수반됐다"며 "결국 경기 변곡점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은 채권 시장이다. 대형 IPO를 앞두고 회사채 스트레스지수나 금융스트레스지수 등 자금 조달 여건 지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다. 나아가 투자 위축, 고용 위축, 소비 둔화와 생산활동 약화까지 이어지면서 경기 변곡점을 만들어낸다는 설명이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IPO들도 마찬가지 흐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미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 AI 연관 투자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빅테크가 자금조달 시장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회사채 시장에서 비중이 미미했던 빅테크 기업들은 올해는 전체 회사채 시장의 10% 후반을 차지하고 있다. 내년에는 그 비중이 20%대 후반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빅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외부자금 조달 영역을 채권시장이나 사모신용 시장에 이어 주식으로까지 확장했다"며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소외된 기업들의 신용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 경기의 중요한 특징은 소비보다 투자가 흐름을 이끄는 국면이라는 점이다. 투자가 계속되려면 수요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 신용 여건이 나빠지면 투자 사이클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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