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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이번엔 업무 과중…40대 여성 근로감독관, 또 목숨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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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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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근로감독관이 지난달 말 숨진 채 발견됐다. 구조적인 과중한 업무가 이 근로감독관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자를 보호하는 근로감독관이 정작 자신의 근로조건을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을 바꾸라는 고용노동부 내부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11일 노동부 공무원 직장협의회 등에 따르면 강원 지역의 한 노동지청에서 근무했던 40대 여성 근로감독관 A씨는 지난달 말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의 타살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노동부 내부에서는 2023년 천안지청 근로감독관 B씨의 사망에 이어 또다시 동료를 잃었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임용된 지 3개월 차였던 B씨는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악성 민원인은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직장협의회와 동료 직원들은 “(A씨는) 두 아이의 엄마로서 성격이 밝고 책임감도 강했다”며 “최근 업무 과중으로 불면증에 시달린다고 해 주위 사람들의 걱정이 컸다”고 전했다. 노동부 직원 내부망에는 두 아이의 어머니였던 A씨를 추모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A씨의 사망을 두고 노동부 내부에서는 점점 악화하고 있는 근로감독관의 업무 환경이 낳은 비극이라는 비판과 우려가 빗발친다. 근로감독관이 악성 민원에 노출된 지 오래다. 2023년 노동부 직원을 상대로 한 폭언과 폭행, 반복 민원은 3116건으로 2022년 대비 28% 증가했다. 직협 관계자는 “한 명의 근로감독관에게 300여 건의 민원을 몰아서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사건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감독관을 처벌해 달라는 요구로 변질되기도 한다”고 답답해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인 노동권 강화 기조 역시 근로감독관의 사건 부담을 배로 늘렸다. 올해 노동부의 근로감독 목표 물량은 약 9만 곳으로 지난해(5만 2000곳)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사망산재와 임금체불 감축 대책도 대폭 강화됐다. 근로감독관들은 임금체불 신고 사업장을 전수조사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사업장의 수사 기간을 줄이고 있다. 올해 3월 시행된 개정 노조법에 따라 사업장 노사 관계 관리까지 근로감독관의 핵심 업무로 올랐다.

 

특히 근로감독관을 가장 힘들게하는 업무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다. 2019년 2130건이던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는 2024년 1만 2253건으로 5년 새 6배가량 폭증했다. 직장 내 괴롭힘은 괴롭힘 사실 여부를 법적으로 입증하기 까다로운 데다 다른 사건보다 가해자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특성이 있다. 인공지능(AI) 기술 도입도 근로감독관의 새로운 고충이 됐다. 노동부의 한 직원은 “대면 조사를 할 때 민원인이 ‘챗GPT’ 검색 결과를 들이밀며 ‘감독관이 틀린 것 같다’고 반복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사 중간 단계에서는 감독관이 중립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일일이 반박하거나 대응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과거 정부에서 시범사업 형식으로 도입돼 올해 초 본격 시행된 ‘감독팀제’에 대한 현장의 비판도 거세다. 노동부는 전체 사건을 근로감독관 개인별로 배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감독관들이 팀을 이뤄 지역별 사건을 공동 책임지는 팀제를 복원했다. 이를 두고 근로감독관이 매번 바뀌면서 발생하는 사업장 관리 공백을 줄이고 관리 전문성이 오른다는 평가도 있다. 동시에 팀장에게 과도한 업무가 지워진다는 우려가 현실화 됐다. 숨진 A씨 역시 해당 지청에서 팀장을 맡고 있었다. 노동부의 다른 직원은 “팀원이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손을 든 사건까지 결국 팀장이 떠안는 구조”라며 “본래 자기 업무에 팀장 역할, 팀원의 미해결 사건까지 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행정적 성과가 나더라도 정작 현장 조직 내부는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올해 1분기 산재사고 사망자는 2022년 통계 작성 이래 최소 수준인 113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부터 상승세를 타던 임금 체불액도 올해 초 감소세로 돌아섰다. 직협 관계자는 “일터 안전을 지키고 임금 체불을 줄이는 감독 행정은 본연의 임무”라면서도 “본부(노동부) 차원의 간단한 구두 지시도 현장에는 업무 폭증이란 ‘태풍’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https://www.sedaily.com/article/20054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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