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이재명 대통령 “검찰 항소 상고 제한해야”
“피고인은 4심제 인데 피해자는 항소도 못하나” 논란도
대검, 상소제도 개선 검토... “의견조회 단계, 확정된 것 없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뉴스1
대검찰청이 1심에서 무죄가 난 사건의 항소를 포함해 검사의 상소(항소와 상고)를 제한하는 방침을 검토 중인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최근 대검찰청이 일선 검찰청에 의견을 조회 중인 ‘검사 상소 제도 개선 관련 지침 개정안’에 따르면, 1심 전부 무죄 판결이 날 경우 검사가 항소를 하려면 ‘상소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현재는 2심까지 무죄가 날 경우 ‘상고심의위원회’에서 상고 여부를 심의하는데 이를 1심 무죄 단계까지 확대한 것이다. 만일 상소심의위원회 의결과 달리 검사가 항소하고자 하는 경우 검사장 허가를 받도록 했다.
또한 가벼운 재산 범죄의 경우 처벌 필요성,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고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경우에도 항소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유죄 사건에 대한 항소 또한 구형과 선고형의 형식적 비교를 통한 항소 제기를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지침에선 구형량이 선고량의 일정 비율(2분의 1~3분의 2)에 미치지 못할 경우 항소하는데 대법원 양형 기준을 지켰는지, 양형 관련 추가 증거를 제출했는지도 고려한다는 것이다.
대검은 인용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검사의 상소가 국민 피해를 야기한다며 이 같은 방침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상고심의위원회를 상소심의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가벼운 재산 범죄에 대한 항소를 자제하면서 ‘불필요한 상소가 자연스럽게 걸러지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작년 9월 “지금도 (검사들의) 항소 남용 이야기가 들린다. 왜 국민들의 고통을 방치하냐”며 제도 개선을 지시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일반인이) 기소돼 억울하게 재판을 해서 무죄판결을 받아도 검찰이 아무 이유 없이 항소한다”며 항소 관행을 비판했고, 정성호 법무장관은 “대통령 말처럼 (현재의 항소 제도는) 타당하지 않다”며 “(검찰의) 항소나 상고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새 지침은 검찰청이 폐지되는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
하지만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재판받는 피고인의 권리만 우선한 나머지 피해자의 입장은 소외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 검사는 “피고인은 4심제까지 할 수 있는데 피해자의 대변인인 검사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항소도 못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특히 공소유지 여건이 열악한 가운데 검사의 경험부족으로 무죄가 난 경우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중견 간부는 “인력 부족으로 주로 저년차 검사들이 공소유지를 맡고 있다”며 “제대로 유무죄를 다투지도 못하고 무죄가 났는데 항소를 제한하면 피해자들이 수긍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