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까" 봉쇄시위에 체육계 발 묶였는데…경찰 '강제해산' 고심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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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앞두고 업무 차질…시위대가 길 터줘야 이동하는 경찰 '내부 비판'도
11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대한체육회와 체육단체 직원들은 이날도 시위대에 가로막혀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직원들은 이날 업무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체육 단체 직원들은 여러분의 적이 아니다', '출입과 업무만은 보장해 주세요'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지만, 시위대는 "정당하면 얼굴을 까"라며 직원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12개 체육단체들은 개표소 앞 시위가 시작된 5일부터 사무실 출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수들의 대회 참가비·코치와 감독 급여 지급 및 세금 납부를 위한 법인카드 등 회계 물품과, 선수들이 대회에서 직접 사용해야 할 장비들이 사무실에 있는 상태다. 당장 이틀 후인 13일에 예정된 스포츠지도사 시험을 위한 서류와 장비들도 모두 사무실에 있다.
지난 8일에는 핸드볼 여성 유소년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게이트를 나서자 시위대가 소지품 검사를 요구하는 비상식적인 일이 발생했다. 일부 시위자들은 "X새끼들아, 니네 뭐 갖고 나가"라며 과격한 반응을 보였으며, 다른 시위자가 이를 저지하려 하자 말다툼을 벌였다.
경찰은 올림픽공원 앞 시위가 시작된 이후 며칠간 강제 해산 등 적극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시위대와의 협상 같은 소극적인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10일) 체육단체 직원의 신분을 확인하고 시위대 대표와 동행해서 들어가는 안을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시위대는 내부 금고 번호까지도 영상으로 촬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체육단체들은 경찰의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한 체육단체 직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권력 투입 마지노선은 이미 지났다. 해결될 일이었다면 진작에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경기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경찰분들의 도움을 받는 것밖엔 없다"고 호소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소극적인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경찰청 게시판에는 9일 "선수들은 뭔 죄냐"며 "시위대가 '양말도 벗겨야 된다'느니 이딴 수치스러운 말이나 하고 짐 검사하는데 아무 말도 못 하고 있고, 짐 찾아야 한다고 진입해야한다 하면 강제로 이격 조치해서 길을 뚫어줘도 모자랄 판에 그걸 협의하고 앉아있냐?"는 글이 올라왔다.
실제로 경찰이 교대 등을 위해 경기장 출입구로 이동하기 전엔 시위대에게 먼저 '교대하려 한다'고 이야기한 후, 시위대가 길을 터주면 이동하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다. 시위대의 과격한 행위를 통제해야 할 경찰이 단순 이동마저도 시위대와의 협의를 통해서 진행했단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강제해산부터 즉시강제까지' 방법은 있지만 못 쓴다…안전 우려
집회 신고도 되지 않은 개표소 봉쇄 시위에 경찰은 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까. 우선 이 시위에 참석한 이들이 특정 단체 단위가 아니라 어린이 등 일반 시민들이 많아, 물리력을 행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장애물로 꼽힌다.
현 시위대 중 강성 일부의 폭력적인 행위가 있다고 해서, 어린아이까지 참석한 시위대를 강제해산 시키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자칫 시민의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과격한 충돌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전 문제도 제기된다.
대한체육회와 체육단체들의 업무 차질과 관련해선 '경찰상 즉시 강제'를 발동해 직원들을 경기장 내부로 들여보낼 순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시강제는 급박한 장해를 제거할 필요가 있는 경우 국민의 신체 등에 실력을 가하여 경찰상 필요한 상태를 실현하는 수단이다.
다만 이마저도 시위대와 크게 충돌할 경우 등을 고려해 실익을 따져야 한다. 오히려 물리력을 행사해 경찰이 시위대를 끌어내면, 시위대가 더욱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군중이 모여 있는데 강제 해산이나 즉시 강제를 시도했을 때 더 극심한 혼란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한체육회 등 체육단체들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하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할 수 있지만, 아직 법적 대응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체육단체 관계자는 "저들도 시민이고, 우리 일터를 돌려달라는 단순한 주장이기 때문에 현재로서 법률 검토한 것은 없다"고 했다.
한편 현장 경찰에 대한 모욕과 조롱 정도가 심해지는데, 윗선에서는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일선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당초 경찰청은 지난 8일 경찰 관련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해 "자제해달라"는 메시지를 내놓아 내부에서 비판을 받았다.
이후 다음 날 경찰청은 "불법행위에 대해선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다시 공지했다. 송파경찰서장도 이날 현장 경찰관을 향한 모욕이나 폭력 등에 대해선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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