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파란색이야 빨간색이야?”…요즘 외모·직업보다 ‘정치 성향’ 먼저 본다
최근 독일 쾰른대학교 연구진은 정치 성향이 연애와 결혼 상대 선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20~33세의 미국인 1097명을 대상으로 틴더, 범블 등 데이팅 앱과 유사하게 꾸며진 가상의 프로필을 평가하도록 하는 온라인 실험을 진행한 것이다. 각 프로필에는 ‘민주당’, ‘공화당’, 혹은 ‘지지 정당 없음’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었다.
분석 결과는 흥미로웠다. 사람들은 자신과 같은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보다 반대 정당 지지자를 거부하는 기피 성향이 훨씬 강하게 나타났다.
타플링거 연구원은 “단 몇 장의 사진과 프로필만으로 상대방의 가치관, 라이프스타일, 성격은 물론 내 주변 사람들이 이 연애를 지지해 줄지까지 가늠하게 하는 아주 강력한 정보가 된다”고 설명했다.
지지 정당에 따라 선호하는 연애 패턴도 뚜렷이 달랐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자신과 같은 공화당 지지자를 뚜렷하게 선호하면서 동시에 민주당 지지자를 피하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같은 당 지지자를 굳이 고집하기보다는 지지 정당이 없는 사람과 민주당 지지자를 비슷하게 평가하며 오직 ‘공화당 지지자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패턴을 보였다. 특히 민주당 지지 성향의 여성들이 반대 진영을 거부하는 비율은 공화당 남녀보다 약 4배나 높았다.
한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58.2%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나 결혼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소개팅이나 데이팅 앱에서도 상대의 정치관을 먼저 확인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정치적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과만 관계를 맺으려는 ‘정치적 동질혼’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연애의 조건 변화를 넘어선다고 지적한다. 정치 성향은 이제 단순한 투표 성향이 아니라 개인의 세계관과 가치 체계를 보여주는 지표가 됐다는 의미다.
독일 쾰른대학교 후데 박사는 “단 한 마디를 나누기도 전에 정치적인 이유로 상대를 거절하는 일이 흔해지고 있다”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청년층의 정치적 성별 격차가 심화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정치가 연애와 배우자 선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정치적 양극화는 더 이상 선거장이나 국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함께 살아갈 파트너를 선택하는 가장 개인적인 영역까지 침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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