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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암도 심장병도 제쳤다…세계인 가장 괴롭히는 질병 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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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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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53/0000059038?cds=news_media_pc&type=editn

 

지구촌의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산하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가 국제 의학학술지 란셋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83억 인구 가운데 약 12억명이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 1990년에 기록된 수치보다 거의 두 배에 이르는 규모다. 이 같은 급격한 증가로 정신질환은 심혈관 질환, 암, 근골격계 질환을 제치고 세계에서 장애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 됐다.

보건계량평가연구소 연구팀은 호주 퀸즐랜드대 정신건강연구센터와 함께 정신질환의 특성이 사회 인구학적 요인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밝혀냈다. 연구는 204개국 21개 지역, 1990년부터 2023년까지 33년간 모든 연령대(25개 집단)의 남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불안장애·주요우울장애·조현병·섭식장애 등 12가지 정신질환의 유병률과 그에 따른 부담을 분석했다. 역대 가장 규모가 크고 종합적인 연구다.

연구팀은 정신질환의 심각성을 알아보기 위해 두 가지 지표를 썼다. 하나는 '장애 보정 수명(DALY)'이다. DALY는 장애 때문에 건강하게 살지 못했거나 일찍 사망해 잃어버린 시간(연수)을 뜻한다. 또 하나는 '장애 생활 수명(YLD)'이다. 질병으로 장애를 안고 살아간 기간을 말한다. 이 기간 동안 환자들은 학업이나 직장 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친구 관계나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기도 어려워진다.

1990년보다 2배 증가

연구팀의 분석 결과, 2023년 기준 전 세계 정신질환자 수는 약 12억명이다. 1990년과 비교하면 거의 2배(95.5%) 증가한 수치다. 이번 연구를 이끈 데미안 산토마우로 퀸즐랜드대 교수는 "수치가 너무 커서 솔직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연구팀이 2023년 장애로 잃어버린 수명(DALY)을 조사해 보니, 정신질환은 전 세계 질병 원인 중 5위였다. 특히 질병으로 고통받은 기간(YLD)을 기준으로 보면 1위였다.

정신질환 중 가장 크게 늘어난 항목은 불안장애와 주요우울장애다. 2023년 주요우울장애 환자는 2019년보다 24% 늘었다. 불안장애는 47% 이상 급증했다. 두 질환 모두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환자 수가 정점을 찍었다. 거식증과 폭식증 같은 섭식장애는 17~22% 늘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도 21% 증가했다.

정신질환이 이렇게 늘어난 것은 슬프지만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산토마우로 교수는 이에 대해 여러 원인을 지적한다. 팬데믹이 남긴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 경제적 불안정, 마음의 상처(트라우마), 부족하고 비싼 의료 서비스, 정치적 갈등과 불안정, 전쟁, 식량 부족, 폭력, 차별, 빈곤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사람 사이의 관계가 단절되는 사회 변화까지 더해져 정신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정신질환은 모든 연령대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나이에 따라 자주 걸리는 질환의 종류는달랐다. 어릴 때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품행장애, 원인 불명의 지적장애 등이 많았다. 여아보다 남아에게서 발병률이 높았다. 청소년기에는 불안장애와 주요우울장애가 가장 많았다. 두 질환이 청소년들에게 큰 정신적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신질환 부담은 15~19세에 최고조에 달했다. '세계 질병 부담 연구(GBD)' 역사상 청소년기에 정점을 찍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항상 중년층에서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는 게 산토마우로 교수의 설명이다. GBD는 보건계량분석연구소가 주도하고 전 세계 160여 개국 1만2000여명의 연구원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질병·보건 평가 프로그램이다. 10대는 교육, 취업, 인간관계 등 삶의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발달 시기다. 이때 뇌 발달과 사회적 정체성 형성이 방해를 받으면 평생 정신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성별로 보면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 2023년 기준 여성 환자는 6억2000만명, 남성 환자는 5억5200만명이다. 대부분의 질환이 여성에게 더 흔했다. 다만 자폐증, 품행장애, ADHD, 인격장애, 원인 불명의 지적장애 등은 남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났다. 여성이 정신질환에 더 취약한 이유는 가정폭력과 성폭력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가사와 육아 부담이 크고, 사회적 불평등을 겪는 점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정신질환 부담이 우려스러운 단계로 가고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1990년부터 2023년 사이 지구촌 모든 지역에서 환자가 늘었다. 1990년과 비교했을 때 불안장애는 158%, 우울증은 131%나 늘었고, 조사한 12가지 정신질환 모두 환자가 증가했다.

치료받지 못하는 심각한 격차

그나마 유병률이 낮은 질환은 거식증, 폭식증, 조현병(정신분열증)이었다. 그렇다고 이 질환들이 결코 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2023년 한 해에만 거식증 약 400만명, 폭식증 1400만명, 조현병 2600만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런 현상은 사회 전체에 큰 문제를 일으킨다. 정신질환은 환자 가족과 간병인에게 고통을 준다. 환자가 일을 하기 어려워지므로 사회적 생산성도 떨어진다. 병원과 정부가 감당해야 할 비용도 크게 늘어난다. 특히 네덜란드, 포르투갈, 호주가 정신질환 부담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혔다.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과 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도 부담률이 크게 늘고 있다.

이처럼 정신질환 문제는 심각해졌지만 치료 환경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역과 국가의 발전 수준에 따라 치료받을 수 있는 격차가 너무 크다. 2021년 GBD 통계를 보면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전 세계 주요우울장애 환자 중 최소한의 적절한 치료라도 받은 비율은 겨우 9%다. 환자 10명 중 9명이 방치된 셈이다. 치료율이 30%를 넘는 나라는 호주·벨기에·캐나다·독일·네덜란드· 스웨덴 그리고 한국까지 단 7개국뿐이다. 90개국에서는 치료율이 5%도 되지 않는다. 전 세계적인 치료 격차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증거다.

(중략)

한편 전문가들은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건넨다. 식단 관리,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이 대표적이다. 취미를 즐기고,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고, 일상에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들과 계속 교류하는 것 또한 가장 좋은 예방약이다. 만약 마음의 병이 찾아왔다면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와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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