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1000번의 오디션과 120편 작품"…오정세, 기세의 근거
760 7
2026.06.11 10:53
760 7

 

"아저씨 저 사람들 뭐예요?"(오정세)

 

스무 살 오정세가 처음 내뱉은 대사다. 오정세의 배역은 '손님 2'. 포장마차에서 쫓겨난 청년을 연기했다. 또 다른 손님 역 배우들과 10초가량 나왔다.

 

4년 뒤,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등장했다. 이번엔 '경찰 1'이었다. 화살을 쏜 주인공의 몸수색을 한 뒤 입을 벌리게 하는 역할. 대사는 "아" 단 한 줄이 주어졌다.

 

충무로 대세인 현재를 떠올리면, 쉽사리 예상할 수 없는 과거다. 오정세는 데뷔 후 수십 년 동안 무명으로 지냈다. 1,000번이 넘는 오디션 끝에 단역을 따냈고, 심지어 통편집까지 당했다.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귀신이 산다', '너는 내 운명',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수많은 히트작에 나왔지만 스타들의 존재감에 묻혔다.

 

무명 배우가 할 수 있는 건, 꾸준히 문을 두드리는 것뿐. 오정세는 쉬지 않고 오디션에 임했다. 그렇게 120편이 넘는 작품 속에서 기능했다.

 

말 그대로, 쉴 틈 없이 일했다. 한 해에만 영화와 드라마 9편(공개 기준)에 출연하기도 했다. 연극 무대와 단편 영화로도 관객과 만났다. '믿고 보는 배우' 수식어는,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성실함의 결과물이었던 셈이다.

 

'오정세가 좋아. 니가 잘해서 좋아.'(이동진)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와일드 씽'의 한 줄 평을 오정세로 채웠다. 영화의 서사보다 오정세의 기세를 극찬한 것. 이 오정세의 '잘함'은 하루아침의 산물이 아니었다.

 

 

◆ '믿보배'의 시작

 

오정세는 20년 넘는 무명 시절을 견뎠다. 지난 1997년 영화 '아버지'로 데뷔했지만,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키기까지 22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다고 주저앉진 않았다. 부모님이 운영하는 슈퍼 일을 돕고, 각종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도 오디션장을 찾았다. 그렇게 도전한 오디션만 1,000회 이상. 꿋꿋하게 프로필을 돌렸다.

 

1초 단역도 마다하지 않았다. 손님 2(아버지)로 시작해 경찰 1(수취인불명), 구형검사(너는 내 운명), 야채장수(우아한 세계)까지….

 

배역 이름조차 주어지지 않아도 맡은 캐릭터에 최선을 다했다. 일 년에 최소 네댓 편씩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의 폭을 넓혀 나갔다.

 

조용히, 내공을 쌓아온 시간들이다.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이를 스크린 속에 녹여냈다. 훗날 '믿보배' 오정세를 완성한 자양분이었다.

 

 

◆ '만능캐'의 탄생

 

그의 첫 주조연 작품은 '라듸오 데이즈'(2008)다. 1930년대 조선 최초의 라디오 방송국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다.

 

오정세는 오디션을 거쳐 아나운서 만철 역을 따냈다. 류승범, 이종혁, 김사랑, 황보라 등과 호흡을 맞췄다. 당시 말투를 재현하고자 과거 라디오 녹음본을 찾아 들으며 캐릭터를 구축했다.

 

흥행은 아쉬웠다. 누적 관객수 21만 명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대신,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집중했다.

 

쓰레기 기자(부당거래), 친구 애인을 사랑한 지질남(커플즈), 남자 탁구 국가대표(코리아) 등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았다.

 

특히 코믹 연기 존재감이 막강했다. '남자사용설명서'(2013)가 대표적이다. 톱스타 이승재로 분해 얄밉지만 묘하게 빠져들도록 만들었다. 오정세표 코미디의 값어치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 각기 다른 악인들

 

코믹뿐 아니다. 오정세는 악역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비슷한 얼굴을 반복하지 않고, 전작과는 다른 빌런을 구축했다.

 

'뷰티풀 선데이'(2007)에선 마약 조직 2인자 유창원으로 변신했다. 야비한 인상을 살리기 위해 눈 밑 점까지 직접 제안했다.

 

'시크릿'(2009)은 반전의 키를 쥔 살인사건 목격자 경호를 연기했다. 180도 달라지는 눈빛과 서늘한 표정으로 서스펜스를 극대화했다.

 

'타짜: 신의 손'(2014)에는 화투판의 설계자 서실장 역으로 나왔다. 속내를 숨긴 채 주변인을 이용하고 배신하는 모습을 섬뜩하게 묘사했다.

 

'조작된 도시'(2017)를 통해선 재발견을 이뤘다. 국선 변호사 민천상 역할이 코믹 이미지를 지운 것. 굽은 등과 얼굴의 반점 등 외적 디테일을 활용해 소름 돋는 악인을 완성했다.

 

 

◆ 드디어 찾아온 보상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오정세는 천만 영화 '극한직업'(2019)의 테드창으로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신하균(이무배 역)과의 콤비 플레이는 관객들의 폭소를 유도했다.

 

같은 해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노규태로 안방극장까지 사로잡았다. 허세 많고 어딘가 부족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하찮큐티'를 탄생시켰다.

 

'사이코지만 괜찮아'(2020)도 빼놓을 수 없다. 발달장애를 가진 문상태 역을 소화했다. 상태의 순수한 세계관을 진정성 있는 연기로 보여주며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노력의 대가가 찾아왔다. 오정세는 '동백꽃 필 무렵'과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2년 연속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남자 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수상 소감 또한 장기간 회자 됐다. 그는 "무엇을 하든 그 일을 계속하다 보면 그동안 받지 못했던 위로와 보상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20년간 제 자리를 지켜온 배우이기에 더욱 진심으로 다가온 한 마디였다.

 

 
후략
 
 
https://m.entertain.naver.com/now/article/433/0000128286
댓글 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쉿! 오늘은 우리끼리 노는 거야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 시크릿 팬밋업 시사회 초대 이벤트 25 00:05 15,814
공지 [🚨필독🚨] 로그인 보안 강화📢 로그인 목록 꼭 확인하세요📢 01:38 11,615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806,69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3,292,76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703,50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6,567,772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91,39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0 21.08.23 8,651,24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6 20.09.29 7,550,83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39 20.05.17 8,773,34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3 20.04.30 8,656,70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670,660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13954 기사/뉴스 [공식] 탈퇴도 해체도 없다..세븐틴, 멤버 전원 플레디스와 재재계약 3 14:30 200
3113953 유머 루이웅니 1층에 있는거알고 러브다이브한 후냥이 후이바오💜🩷🐼🐼 6 14:29 340
3113952 이슈 부산 미쳤다 11 14:29 911
3113951 유머 한 더쿠가 요약해준 올해 주식시장 요약 txt 17 14:28 1,282
3113950 유머 의정부고 졸업사진 근황 7 14:28 687
3113949 기사/뉴스 고영욱 "유재석, 욕심이 끝이 없구나"...AV배우 발언에 선배들 저격까지 10 14:28 806
3113948 이슈 포항 일부지역은 약 37도찍은 실시간 전국 날씨...ipg 3 14:27 406
3113947 기사/뉴스 “우린 살려고 벽에 붙는데” 한국 부럽다는 외국인들…韓여행 ‘명물’ 된 이것 6 14:27 1,282
3113946 이슈 묵언수행 야호~🤫 윤경호X주상욱X손나은과 함께하는 공약 쇼👊🏻 지금 바로 <두시탈출 컬투쇼>에서 만나요💖 5 14:25 484
3113945 이슈 공유 인스스 업뎃 [도깨비10주년여행 비하인드 사진/영상들] 4 14:24 364
3113944 이슈 그 유명한 꽈당 역주행 이후 자작극이냐는 질문 엄청 받았다는 여자친구.jpg 7 14:24 882
3113943 기사/뉴스 [속보] 법원 "尹, 김영선 공천 위해 영향 행사한 것으로 판단" 13 14:23 534
3113942 유머 80kg인데 살을 왜빼지??? 7 14:23 1,496
3113941 기사/뉴스 등급 심의도 없이…‘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할인권 선점하려 ‘꼼수 예매’ 시도 14:22 108
3113940 유머 아아 주세요 얼음 많이 1 14:22 341
3113939 기사/뉴스 [속보]법원 "윤석열, 명태균 여론조사 14회 무상수수 인정" 21 14:21 670
3113938 유머 컬투쇼 윤경호 김부장 시청률 공약 묵언수행 29 14:19 2,135
3113937 정보 회피형 인간의 특징 9가지 35 14:17 1,821
3113936 이슈 뭔가 기분이 이상해지는 '발을 씻자' 근황 40 14:15 4,203
3113935 이슈 요즘 가장 큰 재산은 결혼 안한 고모 이모다.....? 165 14:15 7,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