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법원, 동성혼 관계에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 인정…파탄 책임 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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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동성 혼인 관계를 ‘사실혼과 유사한 생활 공동체’로 판단하며 법적 보호가 가능한 관계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1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2부(재판장 김소영)는 지난 5일 여성 동성부부 당사자였던 원고 ㄱ씨가 자신의 동성 배우자 ㄴ씨와 불륜해 관계 파탄을 초래한 ㄷ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청구를 기각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에게 1천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와 ㄴ씨의 관계에 대해 “단순한 연인 관계를 넘어 상호 혼인 의사를 가지고 정신적·육체적·경제적으로 결합해 사실혼과 유사한 생활공동체를 형성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동성 간에 형성된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 역시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으로 보호되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원고 ㄱ씨와 ㄴ씨는 2018년 5월 교제를 시작한 뒤 2019년 11월부터 함께 살았다. 결혼식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양가 가족들에게 관계를 인정받았고, 함께 분양권 계약 자금을 마련하는 등 여타 부부처럼 경제생활 공동체를 이뤘다. 두 사람 관계는 ㄴ씨가 2024년 6월께 직장에서 만난 ㄷ씨와 교제하기 시작하고 원고에게 이별을 고하며 파탄에 이르렀다.
재판부는 “원고와 ㄴ씨가 동성으로 혼인을 하지는 못한 상태였지만, 피고로서는 자신이 ㄴ씨와 교제함으로써 원고와 ㄴ씨의 관계가 파탄에 이를 수 있다는 점 자체는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한다”며 ㄷ씨에게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2024년 대법원이 동성 배우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본 법리가 하급심에 처음 적용된 사례다. 재판부는 “종래의 판결 내지 결정은 모두 동성 간에는 법률혼 내지 사실혼 관계가 성립되지 않음을 전제로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면서도 “동성 간 법률혼 내지 사실혼 관계의 성립을 인정하는 문제와 동성 간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를 인정하고 그러한 관계를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으로 평가하는 문제는 서로 다른 국면에서 논의되어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헌법 및 민법상 혼인에 관한 규정이 이성 간 결합을 전제로 마련된 것이라 하더라도, 이는 이성 간 법률혼 및 사실혼 관계의 형성과 그에 따른 법적 보호를 인정하는 근거로서 작용하는 것이지, 이를 넘어 동성 간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에 대한 법적 보호를 완전히 배제하는 규정으로 기능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문 :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6278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