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 중 안 힘든 군인이 어디 있겠냐마는,
육군이나 해군은 느낌이 팍 오는 데 비해 공군은 뭔가 애매하다.

육군은 땅파느라 힘들겠고

해군은 뱃멀미하느라 힘들겠지만

공군은 뭔가… 뭔가 엘리트고… 뭔가 편할 것 같고…
하여튼 감이 잘 안 온다.
아마 멋있고 빠른 전투기를 타고 돌아다녀서 그런 것 같다.
우리한테 비행기라는 건 그렇게 불편한 게 아니니까.
하지만 공군에게 전투기는 고생의 원천이다.
우선 전투기라는 게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극한 상황에 쓰이는 물건인지라
진짜 최소한의, 이것도 없으면 죽는다 싶은 설비들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인간을 배려하지 않은 설계로 되어 있다.

돼지가 타도 여유로운 여객기 조종석 공간

여행 가방 싸듯 사람을 욱여놓고는 휴…됐다! 하고 뚜껑을 닫아버린 전투기 콕핏

게다가 시야 확보를 위한 투명한 덮개인 캐노피를 통해
직사광선이 그대로 들어온다.
당연히 공중에 그늘이 있을 리 없을 테니, 그냥 다 맞을 수밖에 없다.
허리가 아파도, 무릎이 쑤셔도 일어서거나 자세를 바꿀 수도 없으며
무엇보다 화장실이 없어서, 소변이 마려우면
기합으로 참거나, 그냥 싸거나, 휴대용 소변 백을 이용하거나
셋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하지만 만약 큰 게 마렵다면…
안돼, 참아! 내 안의 암흑-보라매… 생화학무기를 전투기에서 투하하는 건
제네바 협약 위반이라고…! 무조건 참아야 한다

또한 전투기가 워낙 빠른 속도로 워낙 위험한 무기를 싣고 다니는지라
파일럿은 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 졸아서는 안된다.
두 명이 같이 타면 서로 얘기라도 하면서 버티지만,
혼자 있는 파일럿은 생목으로 노래라도 고래고래 부르면서 참는다고.

그들은 오늘도 대한민국 하늘 어디선가, 오줌을 참으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발 아래 사람들이 마음 편히 힘을 줄 수 있도록…
출처: 도해 전투기(AK 커뮤니케이션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