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19일 낮 12시, 강원도 강릉의 한 카페. 강릉아산병원 가정간호사업실에서 일하는 박강륜 간호사와 주혜원 간호사는 동료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카페 창문 너머로 보이는 도로 위 풍경이 어딘가 이상했습니다. 원래 차 통행량이 많은 사거리지만, 그날따라 유독 차량 정체는 심해 보였습니다. ‘무슨 일이지?’ 찬찬히 살펴보던 박강륜 간호사 눈에 넘어진 오토바이 한 대가 들어왔습니다.
박강륜 강릉아산병원 간호사(42)
“평소보다 교통 정체가 심해지는 것 같아서 무슨 일인가 하고 보다 보니 오토바이 한 대가 쓰러진 거를 발견했고, 단순히 접촉 사고나 이런 느낌이 들지는 않아서 뭔가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가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본능적으로 ‘쎄한’ 느낌이 든 두 간호사는 즉각 카페에서 뛰쳐나갔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신호대기 중이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도로 위에 쓰러진 것이었습니다.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주혜원 강릉아산병원 간호사(33)
“환자분은 쓰러져서 경련 증상이 가장 먼저 있었어요. 계속 떨고 사지강직이 많이 온 상태여서 호흡이 떨어지는 게 보이더라고요.”
박강륜 강릉아산병원 간호사(42)
“경련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까 호흡이 마비가 되고, 그러다 보니 맥박까지 떨어지기 시작해서 환자가 청색증도 심해지고…”
즉각 응급처치하지 않으면 환자 상태가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판단한 두 사람. 맥박이 없는 상태를 확인한 박 간호사는 곧바로 가슴 압박을 시작했습니다. 주 간호사는 환자의 기도를 확보하며 119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두 간호사가 도로 한복판에서 긴박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던 중, 기적 같은 일이 또 일어납니다. 다른 환자를 싣고 반대편 차로를 달리던 119구급차가 이들을 보고 방향을 튼 겁니다.
박강륜 강릉아산병원 간호사(42)
“저희가 도로 한복판에서 CPR을 하고 있는 거를 지나가던 대원분들께서 보시고 (구급차) 안에 환자분께 조금 양해를 구해서 차를 돌려서 먼저 AED를 가지고 와주신 거였고.”
주혜원 강릉아산병원 간호사(33)
“에어웨이라고 환자 기도를 완전히 확보하기 위한 119에서 쓰는 게 있는데 그거를 집어넣으면서 환자분 호흡이 확 돌아왔고 이제 호흡이 돌아오니까 맥박도 돌아오고 환자분 의식이 깨더라고요.”
환자는 곧바로 강릉아산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지난 5월 29일 건강을 회복해 무사히 퇴원했다고 합니다.
당시 도로로 뛰쳐나가 사람을 살려낸 두 간호사는 환자를 구급차에 인계한 후 카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그 과정을 긴장감 속에 지켜본 카페 손님들은 두 영웅의 귀환에 열광하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카페 사장님도 한 시민으로서 감사한 마음을 담아 작은 디저트를 포장해 건넸다고 합니다.
사장님은 그날의 감동을 기록한 글과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이를 본 두 영웅은 오히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너무 멋지게 적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연락을 해왔다고 합니다.
주혜원 강릉아산병원 간호사(33)
“(카페 손님들이) 엄청 막 박수 쳐주시고 이래가지고 사실 약간 민망하기도 했고 원래 워낙 하는 일이어서 그랬는지 당연히 이제 저희가 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누군가를 살리고 돌보는 일이 두 사람에겐 어떤 대단한 선택이 아닌, 매일같이 마음에 새겨 온 직업정신이었다는 거죠. 하지만, 망설임 없이 몸을 움직였다는 두 사람이 있었기에 소중한 한 사람의 일상이 지켜졌습니다.
조민영 기자
인턴=이예지
https://v.daum.net/v/20260610103102949
https://youtu.be/-Hqnzqi8E34?si=GYVyRNDrmEmacP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