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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마약 중독자 폭증하는데 치료·회복 시스템은 20년 전에 머물러”

무명의 더쿠 | 06-10 | 조회 수 951

https://n.news.naver.com/article/037/0000038306?cds=news_media_pc&type=editn

 

26만4000명.

지난해 한국에서 마약을 한 사람 수를 추정한 값이다. 즉 2025년 마약 투약 사범 8798명에 마약 범죄 암수율 30배를 적용한 수치다. 하지만 국내에서 입원 마약 중독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사는 5명뿐이다. 이 가운데 의사 1명에게 2024년 기준 전체 마약 중독 치료 환자(875명)의 58.2%가 몰렸다. 인천 서구 인천참사랑병원의 천영훈 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5월 28일 인천참사랑병원에서 천 원장을 만났다. 천 원장은 5월에만 밤샘 당직을 12번 섰다. 주말에도 보호자 상담과 초진 환자 진료를 진행한다. 지난 2월 함께 일하던 마약 중독 치료 전문의사가 병원을 나가면서 마약 환자를 혼자 보고 있다

(중략)

천 원장은 “1980년대 지어진 병원 건물을 보수하기도 어려울 만큼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큰 상태”라며 “병원을 법인화해 국가에 헌납하는 게 병원이 지속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당국에 법인화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 원장에게 한국 마약 중독 치료 시스템의 문제점과 대안을 물었다.
 

환자들 성경책 사이에 펜타닐 숨겨 들어와

새벽에도 응급 마약 환자가 오나.

“필로폰 투약자는 급성 중독 상태가 심한 경우 피해망상, 관계망상, 환청, 환시 등이 나타난다. 이런 환자를 ‘상태 왔다’라고 표현하는데 자해·타해 위험성이 커 급히 입원이 필요하다. 필로폰 투약자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정신질환을 경험한다. 칼 든 조폭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피해망상으로 경찰에 보호를 요청하기 위해 자수하기도 한다.”

대마 투약으로 병원에 오기도 하나.

“많다. 대마에는 중독성과 정신질환을 유발하고 뇌를 망가뜨리는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이 함유돼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대마 속 THC 함량이 3.6~3.9% 수준이었다. 그런데 최근 21%까지 높아졌다. 합성 대마는 62%, 액상 대마는 91.8%다. 일반적으로 정신질환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THC 함량인 16%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그래서 대마를 피우고도 필로폰을 한 것 같은 망상과 환청을 보이는 환자가 많다.”

입원 환자는 어떤 행동을 보이나.

“마약 중독자는 서로 마주치는 순간 재발한다. 마약을 주고받는 것이다. 입원 환자는 외진이나 법적 문제를 핑계로 외출했다가 질이나 항문 속, 성경책 사이에 마약을 숨겨 반입을 시도한다. 펜타닐은 손톱만 한 크기의 필름 조각만 있어도 태워 피운다.

필로폰 중독 환자는 공격성도 강하다. 최근 간호사 한 명이 퇴사했다. 한 환자가 해당 간호사에게 죽여버리겠다며 난동을 피웠다. 간호사가 다른 환자에게는 이름 뒤에 ‘님’ 호칭을 붙이는데 자신은 ‘씨’라고 불러서 그랬단다. 입원 환자를 받으려면 의사뿐 아니라 상담사, 간호사 등 치료팀과 병원 시스템이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

치료팀은 어떤 사람들인가.

“마약 환자를 오랫동안 보고 다룬 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환자들이 치료를 받아들인다. 이 분야는 회복자가 중요하다. 과거 마약을 했지만 현재는 끊고 사회복지나 심리상담, 간호 영역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마약을 해본 사람은 환자가 투약한 걸 잘 알아본다. ‘저 환자 눈 풀렸어요. 소변 검사해야 합니다’라고 알려준다. 우리 병원에서 일하는 신용원 목사도 회복자다.”

마약 중독자 치료에는 알코올 중독자 치료보다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고.

“마약 중독 환자는 가만히 놔두면 또 마약 생각을 한다. 그래서 아침부터 자기 전까지 계속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케 해야 한다. 가령 신 목사가 마약 중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예배와 집단 상담 프로그램에 투입되는 병원 인원이 최소 3~4명이다. 이들에게 월급을 줘야 하는데, 병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수가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 수는 알코올 중독 환자나 조현병 환자에게나 충분한 수준으로 제한돼 있다. 수가를 못 받는 프로그램 운영 비용은 병원이 모두 부담한다. 현재보다 마약 치료 수가가 1.5~3배는 높아야 민간 병원이 마약 치료를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중독자 치료·회복에 회복자 역할 중요

마약 중독 치료 전문의사 양성 체계는 어떤가.

“현재 외래만 볼 수 있는 의사를 포함해도 마약 중독 치료가 가능한 의사는 10명도 안 된다. 대학병원 정신과 임상 수련 과정에서 중독 환자를 경험할 기회가 거의 없다. 전문의 시험을 봐도 교과서로만 배운다. 우리 병원 같은 곳에서 마약 중독자 가족 모임에도 직접 들어가 보고 회복자가 마약을 끊어가는 모습을 눈으로 봐야 이 분야에 매력을 느낄 텐데, 지금은 전국에 알코올 중독 치료 시스템을 갖춘 대학병원조차 몇 개 안 된다.”

마약 치료 체계를 개선할 방법은.

“한국에서 마약에 관한 모든 법적 시스템의 모태는 2000년 제정된 마약류관리법이다. 마약 중독자가 극히 적고 마약 치료라는 개념이 없을 때 마약을 그저 관리하려고 만든 것이라 약물 인허가와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소관이 됐다. 마약 중독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치료가 중요해진 지금, 식약처와 전국 60여 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보건복지부 중 마약 치료·회복 시스템의 주도권을 누가 가져갈지가 불명확한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 때 식약처 산하에 17개의 함께한걸음센터가 만들어졌다. 이곳들을 채울 경험 있는 전문 인력이 없다. 어떤 환자는 센터에 갔더니 전문가라는 사람이 ‘마약을 하니 기분이 어땠냐’며 꼬치꼬치 캐물어 오히려 마약 생각이 더 났다고 한다. 마약류관리법을 치료와 예방을 담은 법으로 먼저 바꾸고, 마약 치료 컨트롤타워를 명확히 해 현재 있는 자원을 잘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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