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 급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틀 연속 구두개입성 메시지를 냈다. 환율이 1500원대 중반까지 치솟으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자 외환당국은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을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과 이형렬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8일 오전 11시 46분 ‘외환당국 메시지’를 통해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의 쏠림을 결코 용인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최근 환율 급등 배경에 단순한 수급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외환당국은 “최근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수급요인 이외에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등 일부 투기적 외환거래가 변동성을 증대시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2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7원 내린 1546.3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1555.2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주식시장 급락과 외국인 순매도에도 1540원대 후반에서 1550원대 초반 사이에서 등락했다. 외환당국의 공식 메시지가 나온 이후에는 낙폭을 키우는 흐름을 보였다.

8일 외환당국의 경고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나왔다. 지난 7일 열린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 이른바 F4회의에서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은 최근 원화 약세 흐름에 편승한 투기적 수요가 엿보인다며 시장 교란 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중동 긴장 고조와 미국 금리 인상 전망 등이 겹치며 단기간에 급등했다. 여기에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외국인 비중 조정과 차익실현, 일부 투기적 거래가 맞물리며 쏠림을 키웠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특히 환율이 1560원에 달하며 금융위기 이후 1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자 당국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F4회의 참석자들은 “역외에서 이뤄지는 NDF 파생상품 거래를 통한 쏠림 현상이 우리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환율은 지난주 4거래일 내내 상승하며 상단을 계속 높였다. 마지막 거래일 야간거래에서는 1561.5원까지 올랐고 6일 새벽 2시에는 1559원에 마감했다.
외환당국이 이틀 연속으로 투기적 거래와 일방향 쏠림을 공개적으로 경고한 만큼 시장에서는 향후 당국의 실제 미세조정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국의 메시지가 단순한 경고에 그칠지, 추가 안정 조치로 이어질지가 이번 주 외환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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