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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출산하면 1억 준다”…IT기업들이 육아복지에 돈 쏟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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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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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243/0000098807?cds=news_media_pc&type=editn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최근 정보통신(IT)·게임 업계를 중심으로 파격적인 출산 및 육아 지원 제도가 잇따라 도입되며 주목받고 있다. 과거 고강도 장시간 근무를 뜻하는 ‘크런치 모드’의 대명사였던 IT 업계가 이제는 앞장서서 ‘아이 키우기 좋은 직장’으로 변하는 모양새다.

(중략)

‘1억 지원금’의 마법

가장 눈길을 끈 곳은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은 자녀 1인당 최대 1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출산 지원금 제도를 지난해부터 도입했다. 출산 직후 6000만원을 일시 지급하고, 이후 8년에 걸쳐 매년 500만원씩 추가 지급하는 방식이다.

효과는 바로 나왔다. 제도 도입 후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사내에서 태어난 아기는 총 4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나 늘었다. 현금성 지원이 직원들의 출산 의지에 실질적인 기폭제 역할을 했음을 증명한 셈이다.

포털 네이버 역시 임신과 출산 과정을 세심하게 돌보는 복지 제도를 운영 중이다. 법정 기준을 웃도는 6개월의 난임 휴직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난임 시술비를 최대 200만원까지 지원한다. 또한 임신 전 기간 급여 삭감 없이 하루 근무 시간을 2시간씩 단축했다.

다른 주요 기업들도 육아 복지 제도에 앞장서고 있다. 넥슨은 모성보호 프로그램 ‘해피맘’을 통해 임신 관련 필수품을 제공하고, 출산 시기가 비슷한 직원 간의 교류를 지원한다. ▲사내 보건 시설 상시 이용 ▲출산 진료비 지원 ▲주차장 우대 등 생활 밀착형 복지가 특징이다.

카카오는 기본적인 출산 및 유·사산 휴가, 태아 검진 휴가를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 대상으로도 확대했다. 아울러 8세 이하(또는 초등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임직원에게 법정 기준을 넘어서는 최대 2년의 육아휴직을 제공한다.

컴투스 또한 법정 기준(임신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을 넘어 임신 전 기간 근로 시간 단축 제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확대 시행 중이다.

크래프톤은 미취학 아동(만 0~5세)을 대상으로 어린이집 '리틀 포레'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리틀 포레 역삼 모습. [사진 크래프톤]

크래프톤은 미취학 아동(만 0~5세)을 대상으로 어린이집 '리틀 포레'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리틀 포레 역삼 모습. [사진 크래프톤]
유출 막는 게 이득…복지 아닌 ‘투자’

IT 업계가 육아 복지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산업군 특유의 인력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IT·게임 기업은 타 산업군에 비해 젊은 개발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이직이 매우 잦다.

특히 30~40대 개발자들은 기업의 핵심 프로젝트를 이끄는 실무의 중추다. 문제는 이 시기가 결혼 및 출산·육아 시기와 정확히 맞물린다는 점이다. 이들이 육아 부담으로 경력 단절을 겪거나 복지가 더 좋은 타사로 이직할 경우 기업이 감당해야 할 대체 비용의 규모는 상당히 크다. 

인재 유출에 따른 기업의 손실 비용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사관리협회(SHRM)와 글로벌 HR 연구기관인 버신(Bersin) 등의 분석에 따르면 숙련된 기술 인력이 이직할 경우 발생하는 대체 비용은 단순 채용·교육비를 넘어 생산성 저하와 조직 노하우 손실을 포함해 해당 직원 연봉의 1.5배에서 2배 수준에 달한다. 특히 미국 진보정책연구소(CAP)에 따르면 고위 전문직의 경우 그 비용이 200%를 넘기도 한다.

개발자 한 명을 잃는 것은 단순히 머릿수 하나가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다. 진행 중인 서비스나 프로젝트의 연속성이 끊기는 치명적인 리스크로 이어진다. 만약 신규 인력을 채용하더라도 업무에 적응하고 기존 수준의 생산성을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최근 IT 업계의 육아 복지는 단순히 ‘쉬게 해준다’는 개념을 넘어섰다. ▲돈 걱정 없이 출산하고 ▲사내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며 ▲커리어 공백 없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제 ▲출산 지원금 ▲유연근무제 ▲재택근무 등은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기본값이 됐다.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제공하는 2년의 육아휴직이나 억대 지원금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남는 장사’라고 분석한다. ‘직원을 책임지는 회사’라는 강력한 대외 브랜딩이 형성되면 수억을 들인 채용 광고보다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인재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미래의 채용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즉 퇴사로 인한 손실 비용을 치밀하게 계산한 끝에 차라리 복지에 투자해 인재를 묶어두는 것이 훨씬 가성비 높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물론 이러한 파격 복지가 일부 대기업에만 국한된다는 한계는 있다. 모든 기업이 억대 지원금을 지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육아휴직 확대, 유연근무제 도입, 난임 지원 등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제도들은 중소·중견기업으로도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지출되는 비용은 커 보이지만, 핵심 인재를 잃고 새 인력을 채용·교육하는 데 드는 비용과 리스크를 고려하면 오히려 비용을 절감하는 셈”이라며 “육아 복지는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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