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 구호만 외치세요”…개표소 시위, ‘순수성’ 강조 장기전 채비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개표소 봉쇄 시위’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정인선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사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집회가 20∼30대 청년을 주축으로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는 수백명의 집회 참가자가 모여 개표소 봉쇄를 이어갔다. 이번 시위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이 이송된 지난 5일 오전 10시께 시작돼 2박3일째 지속되고 있다.
이들은 개표소 8개 출입구 앞에 돗자리를 깔거나 캠핑 의자를 펼쳐놓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핸드볼경기장 내에 보관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투표함의 반출을 감시했다. 참가자 중에는 중·노년 참가자뿐 아니라 자녀를 동반하거나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20~30대 청년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태극기를 들고 “재선거” 구호를 외치거나, 애국가를 함께 제창했다.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에 써 붙여진 대자보. 정인선 기자
집회 참가자들은 “재선거 외 정치 구호 금지” 등의 문구가 적힌 대자보를 곳곳에 붙이며 ‘집회의 순수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봉쇄 시위 초반 다수의 참가자가 들었던 ‘부정선거’ 피켓이나 관련 구호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모습이었다. 현장에 붙은 한 대자보에는 “재선거, 참정권 침해, 애국가만 외쳐주세요”, “태극기만 흔들어주세요”, “끝까지 평화를 지켜주세요” 등의 문구가 담겼다. 마이크를 잡은 집회 관계자 역시 “우리가 언급할 수 있는 문구는 민주주의와 재선거밖에 없다”며 “태극기와 재선거 구호만 흔들어달라”고 당부했다.
건물 출입자와 취재진의 신분증 확인을 강요하고 기자와 선관위 관계자들을 물리적으로 위협했던 최근 집회의 격앙됐던 분위기와 달리, 이날 집회는 보다 ‘질서’를 강조했다. 현장 곳곳에는 분리수거함이 설치됐고, 현장 통제를 맡은 경찰들이 교대를 위해 이동할 때마다 시위대 사이에서는 “경찰분들 감사합니다”라는 외침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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