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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K팝 보러 도쿄돔 가는 K팝 종주국

무명의 더쿠 | 13:36 | 조회 수 1117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772296?sid=110

 

공연돔 없어 해외로 새는 돈
지역 안배 아닌 산업 논리로



K팝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 팬들이 일본행 비행기표를 끊는다. 국내에서는 티켓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도쿄돔 공연을 1박 2일 일정으로 다녀오면 항공권과 숙박비, 티켓값을 합쳐 최소 50~80만원이 든다. 주말 공연이거나 좋은 좌석을 선택하면 비용은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최근 본지가 보도한 기획 시리즈 '공연돔 없는 K팝 종주국'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우리 가수 콘서트를 보러 일본에 가야 하느냐", "K팝 종주국이라면서 제대로 된 공연장 하나 없는 현실이 부끄럽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피 말리는 티켓팅이 지겹다", "잔디 훼손 논란은 이제 그만 보고 싶다"는 팬들의 하소연도 이어졌다. 공연장 부족이 초래한 비용과 불편을 팬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셈이다.

K팝은 이미 세계 주요 돔구장과 스타디움을 누비고 있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은 해외 5만~7만석 규모 공연장을 가득 채운다. 하지만 정작 종주국인 한국에는 이들을 수용할 5만석급 돔 공연장이 없다. 1만5000석 안팎의 체육관을 여러 차례 나눠 사용하거나, 축구장과 야구장에 임시 무대를 설치하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팬들은 티켓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고, 가수들은 공연 횟수를 늘리며 체력을 소모한다. 기획사는 대관 경쟁에 매달린다. 이 비효율적인 구조의 비용과 피로는 결국 팬과 산업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더 큰 문제는 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점이다. 팬들이 도쿄돔을 찾으면 티켓값만 쓰는 것이 아니다. 항공권과 숙박비, 식비, 교통비, 굿즈 구매 비용까지 현지에서 소비한다. 한국이 만든 K팝 수요의 경제적 효과가 해외 도시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책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물론 2만~3만석 규모 아레나는 지역 공연 시장을 키우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아레나가 산업 생태계의 허리라면, 5만석급 돔은 글로벌 투어와 대형 공연을 국내에 붙잡아 두는 핵심 인프라다. 두 시설의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면 '공연장 확충'이라는 명분만 남은 채 정책 방향은 엇나갈 수밖에 없다.

첫 5만석급 돔구장은 지역 안배가 아니라 산업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 대중교통과 공항·철도망, 숙박시설 등 인프라가 집적된 도심이 최적지다. 다른 행사 활용은 부수적 기능일 뿐, 설계의 중심은 공연이어야 한다. (중략)

K팝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산업의 위상에 걸맞은 인프라다. 세계는 한국 음악을 보러 오는데, 한국 팬들은 일본으로 공연을 보러 간다. K팝 종주국의 이름에 걸맞은 무대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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