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민심이 갈랐다 … 서울 집값상승 톱10 중 8곳서 '吳 승리'
서울시장 13시간 반전드라마 … 오세훈 한강벨트서 약진
작년 李대통령 선택한 6개區
올 지선서 변심, 吳에 힘실어
吳, 당 지원 없이 개인기 돌파
차기 대권 유력주자 자리매김
정부와 부동산정책 대립 예고
"정책전환 없인 1~2년내 참사"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후보로서 전무후무할 서울시장 5선에 성공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1년에 치러진 6·3 지방선거에서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이 더불어민주당으로 줄줄이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오 시장이 수성에 성공했다.
서울 지역 14곳에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오 시장은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나온 5.4%포인트 열세도 이겨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불안함을 느낀 서울 한강벨트 중도층과 '샤이 보수'들이 본투표일에 대거 결집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 오세훈, 보수 재결집 구심되나
특히 오 시장이 '절윤(윤석열 절연) 논란' 속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거리를 두고 개인기로 5선 시장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향후 보수 정치권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오 시장은 4일 오전 당선 소감 인사에서부터 "이번 선거는 상식의 승리"라면서 이 대통령을 직격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무회의에 참석해 부동산 문제와 공소 취소 추진 등에 대한 민심을 이 대통령과 국무위원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오 시장의 다섯 번째 당선으로 그의 서울시장 재임 기간은 모두 14년3개월이 된다. 이는 헌정사상 가장 오랜 기간의 광역자치단체장 재임이 된다.
오 시장은 전날 오후 6시 서울시장 후보 개표가 시작됐을 때 큰 격차로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게 밀렸다. 역전이 이뤄진 것은 개표 13시간 뒤였다. 4일 오전 7시 16분 기준(개표율 93.55%), 오 후보(48.66%)는 정 후보(48.62%)를 0.04포인트 차이로 앞서기 시작했다. 이후로는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추세가 계속됐고 최종 49.15%를 득표해 48.13%를 얻은 정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서울시장 선거 승리에 대해 오 시장은 "대한민국이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지지 않도록 서울을 민주주의의 마지막 안전판으로 남겨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는 "계층 이동 사다리가 끊겨 좌절하면서도 다시 공정하고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청년들의 승리"라며 전월세난에 지친 서민과 맞벌이 부부, 재건축을 기다려온 주민, 소상공인, 어르신 등을 거론하면서 "평범하고 성실한 시민들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 당선의 원동력으로는 부동산 민심이 꼽힌다. 득표 현황을 자치구별로 보면 오 시장은 중구, 용산구, 광진구, 양천구, 영등포구, 동작구,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강동구에서 승리했다. 10개 자치구에서 상대인 정 후보보다 많이 득표한 것이다. 앞서 작년 6월에 치러진 21대 대선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이 대통령보다 많이 득표한 자치구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등 4곳에 불과했다. 오 후보가 보수 지지층 확장성을 확인한 모습이다.
오 시장이 승리한 자치구는 주로 한강벨트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가 많은 곳이다. 광진구와 동작구·강동구·영등포구가 대표적이다. 이 지역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기존에 추진 중이던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원활하게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한다. 영등포구에서 신속통합기획으로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조합장 A씨는 "시장이 바뀌면 신통기획이 엎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해왔던 조합원들도 재개발은 오세훈을 밀어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오 시장이 더 많이 득표한 10개 자치구 가운데 8곳은 1년 사이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높은 상위 10곳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시계열표를 통해 지난 1년(지난해 6월 첫째주~올해 6월 첫째주) 누적 상승률을 구했을 때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성동구(20.49%)다. 이어 송파(16.98%), 마포(15.81%), 광진(15.61%), 영등포(14.62%), 양천(14.44%), 강동(13.07%), 동작(13.06%), 중(12.13%), 용산(12.11%) 순이다. 이 중 성동구·마포구를 제외한 모든 자치구에서 오 시장이 정 후보를 앞섰다. 이 밖에 오 시장이 앞선 서초구(10.51%·12위)와 강남구(7.96%·19위)는 다주택자 압박으로 상승률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 "공소취소 특검 대통령 거부권을"
오 후보는 당선 소감을 발표하면서 "서울의 최대 현안은 부동산 문제"라며 전세 물량 급감과 월세 폭등을 "선거를 의식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금이라도 (부동산 정책의) 방향 전환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1~2년 뒤가 더 참혹한 부동산 참사로 이어질 것"이라며 '서울시민 5대 명령'을 "첫 국무회의에 참석해 진심을 담아 건의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과 여당의 '조작기소 특검' 추진에 대해선 분명한 반대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그는 "선거전 초입에 공소취소 특검에 대통령이 직접 시동을 걸었고, 민주당도 화답했다. 그 처리를 연기한 것이지 포기한다는 선언은 없었다"면서 "그에 관한 서울시민의 평가가 이번 선거 결과에 담겨 있다고 분명히 경고의 말씀을 대통령께 드린다"고 직격했다. 이어 그는 "혹시 민주당이 국회에서 (특검법을) 통과를 시키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덧붙였다. 보수야권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을 지키는 것이 보수 회생의 플랫폼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미도 있다"고 짚었다.
[최희석 기자 / 한창호 기자]
최희석 기자(achilleus@mk.co.kr), 한창호 기자(han.changho@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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