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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의 인사이트] '한동훈 당선', 민주당의 전략 실패다

무명의 더쿠 | 06-04 | 조회 수 927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518235?iid=1334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3일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가운데, 그 주된 이유가 더불어민주당의 전략 실패라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한 후보가 선거 운동을 눈에 띄게 잘해 이겼다기보다는 민주당이 상황을 안이하게 판단해 초반부터 소극적 자세를 보이다 승기를 놓쳤다는 분석입니다. 하정우 후보 측은 선거 막판에서야 한 후보를 거칠게 몰아붙였지만 이미 대세는 기운 뒤였습니다. 민주당은 결과적으로 보수 진영의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를 키워준 셈이어서 향후 여권에 큰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북구갑 보궐선거는 민주당으로선 도저히 질 수 없는 조건에서 출발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 지역 지지율은 50%대 중반으로 높아 선거 구도에서부터 절대적으로 유리했습니다. 부산시장에 당선된 전재수 후보의 지역구였던 터라 조직 기반도 탄탄했고, 네이버와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경력은 하정우를 미래를 상징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선거 승리의 핵심 요소인 구도와 이슈, 인물 등 모든 면에서 하정우가 우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보수 진영이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으로 쪼개지면서 3자 대결 양상이 된 건 하 후보에겐 천재일우의 기회였습니다.


당에서 선거 전문가 지원 않고, 시종일관 방어적 자세

문제는 민주당이 좋은 여건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사태를 지나치게 낙관하면서 선거 운동에서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이는 북구갑 선거 캠페인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는 양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치에 처음 발을 들인 하 후보는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없습니다. 당에서 다수의 선거 전문가들을 보내 전략과 조직, 유세, 홍보 등 선거 운동 전반을 관리하고 조언하는 게 당연한 수순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현지에 파견한 전문가는 3명에 그친 것으로 전해집니다. 워낙 선거가 전국적으로 치러지다보니 인력이 부족했다고 하지만 지나치게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하 후보의 첫날 유세 현장에서 일어난 '손털기' 논란입니다. 하 후보가 상인과 악수한 뒤 손을 터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자 보수 진영에선 SNS를 통해 집중공세를 퍼부었지만 하 후보 대응은 하루가 지난 뒤에나 나왔습니다. '유권자 벌레 취급' '귀족 흉내' 등의 정치적 공격은 하 후보의 참신함을 기대했던 북구 주민들에게 상당한 실망감을 안겼습니다. '오빠' 논란도 발언의 파장을 알았더라면 현장에서 바로 사과했어야 하는데, 늑장 대응으로 뼈아픈 실점을 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하 후보를 위축시켜 초반 판세에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하 후보의 선거 전략이 지나치게 방어적이었던 것도 패착입니다. 초반에 악재가 터졌으면 이후에는 공세적으로 전환했어야 하는데 전략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하정우의 장점인 AI 역량과 북구 출신의 지역 인재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전재수'의 존재감에 의존하는 식의 선거 캠페인을 펴는데 그쳤습니다. 북구 주민들 가운데는 '하정우'는 안 보이고 '전재수'만 보인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런 소극적 태도는 토론 기피에서도 나타났습니다. 민주당에선 정치 초년병인 하 후보가 토론에 능한 한동훈에게 말릴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실제 토론에서 하 후보는 전혀 밀리지 않고 시종 공격적으로 나서 한 후보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선거 캠페인 초반부터 한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지 않은 것도 실책입니다. 토론회에서 나온 윤석열을 향한 '90도 인사 사진'에서 드러났듯 한동훈은 많은 약점을 안고 있습니다. 비상계엄 후 보인 한동훈의 권력지향적 행태와 '고문 검사' 정형근 후원회장 영입, '고발 사주' 사건 의혹을 비롯한 정치 검사 행적 등 따져물어야 할 사안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선거 판세를 잘못 읽은 탓에 네거티브 공세를 자제한 것이 오히려 한동훈의 기세를 올려주는 잘못된 결과를 낳았습니다. 북구로 몰려온 한 후보 강경팬들의 탈법적인 유세 지원에 대한 감시와 고발을 소홀히 한 것도 마찬가지 상황을 낳았습니다.

6·3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뒀지만 한동훈 당선을 막지 못한 책임은 승리의 환호를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한 후보는 이번 당선으로 보수 재건의 주축으로 떠올랐고, 차기 대선 주자로 발돋움했습니다. 지금은 목소리 큰 '윤어게인' 세력으로 보수 진영이 갈라섰지만 윤석열 내란 선고가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한동훈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으로선 2028년 총선과 그 이듬해 대선에서 강력한 경쟁자를 상대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습니다. 한동훈에게 승리를 헌납한 민주당의 안이한 선거 전략은 두고두고 여권을 괴롭힐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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