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지방선거 보니… 코스피 향방, 정치 아닌 ‘기업 실적’이 갈랐다
한국투자증권 코스피 1만1000으로, 골드만삭스는 1만2000으로 상향
3일 열린 전국 동시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대 4의 성적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자리를 가져오면서 무승부라는 평가도 나오면서, 향후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 주식 저평가(코리아디스카운트)를 극복하고 주가를 부양하는 정부의 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선거를 겨냥한 정부 여당의 증시 부양의 약빨이 다소 떨어지면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4일 개장한 코스피 시장은 전 거래일보다 1.23%가량 하락한 8690선으로 내려왔다.
◇ 여당 압승 땐 ‘하락’, 무승부 땐 ‘소폭 상승’… 중장기는 거시 경제 따랐다
본지가 과거 지방선거 직후 코스피 지수 추이를 분석한 결과, 선거 결과(압승 또는 무승부)에 따라 단기적인 주가 흐름은 엇갈렸으나, 반년과 1년 뒤의 중장기 향방은 당대의 거시 경제 환경에 종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집권 여당이 압승을 거뒀던 1998년(2회), 2018년(7회), 2022년(8회) 지방선거의 경우 세 차례 모두 선거 한 달 뒤 지수가 단기 조정을 겪었다. 1998년 6월 4일 선거 직후(6월 5일 기준) 341.53이던 코스피는 한 달 뒤 307.85로 약 9.9% 하락했다. 2018년과 2022년에도 한 달 뒤 각각 4.6%, 13.3% 떨어졌다. 선거를 앞두고 쏟아진 정책 기대감과 테마주들이 선거 종료와 함께 이른바 ‘재료 소멸’로 이어진 영향이다.
반면 여야가 사실상 ‘무승부’ 또는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고 평가받는 2010년(5회)과 2014년(6회) 선거 직후에는 증시가 하락하지 않고 소폭 상승했다. 2010년 선거 직후(6월 3일 기준) 1661.84였던 코스피는 한 달 뒤 1675.37로 약 0.8% 올랐고, 2014년 선거 직후(6월 5일 기준) 1995.48이던 지수 역시 한 달 뒤 2005.12로 약 0.5% 상승했다. 여당 독주에 대한 우려나 급격한 정책 변동성이 제어되면서 시장이 오히려 안정감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반년 뒤와 1년 뒤의 코스피 향방은 정치적 성적표를 떠나 거시 경제와 주도 산업 흐름에 따라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다. 2010년의 경우 이른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주도 장세가 증시를 이끌었고 반년 뒤 17.8%, 1년 뒤 27.2%나 급등했다. 하지만, 뚜렷한 주도주 없이 박스권에 갇혀 있던 2014년에는 반년 뒤 0.4% 하락, 1년 뒤 3.9% 상승에 그쳤다. IMF 위기 극복과 유동성 장세가 펼쳐졌던 1998년에도 1년 뒤 무려 133.5% 급등한 반면, 미·중 무역분쟁(2018년)이나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2022년) 등 글로벌 악재가 덮친 시기에는 어김없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정치적 이벤트가 증시의 거대한 추세를 꺾거나 새로 만들지 못한 것이다.
◇ 선거 약효보단 ‘반도체·AI 기업 실적’이 관건
이번 2026년 지방선거 이후의 코스피 향방 역시 정치적 승패라는 이벤트보다는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주도 장세가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으로는 선거용 부양책의 약효가 떨어지며 일시적인 횡보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결국 시장의 대규모 자금은 글로벌 AI 칩 수요와 하반기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 성장세를 좇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치·정책적 변수보다 기업 실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내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감이 큰 업종은 반도체가 유일무이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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