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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21세기 선거 맞나”…용지없어 투표중단·지퍼백 투표 논란까지

무명의 더쿠 | 06-03 | 조회 수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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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제6투표소 앞은 투표 종료 시간인 오후 6시를 넘겨서까지 투표를 기다리는 유권자 200여 명으로 가득했다. 오후 4시부터 대기했다는 최 모씨(72)는 “(관계자들이) 그냥 기다리게만 하고 아무 대책이 없다. 이제 투표를 한다고 해도 유효표가 될지도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현장의 혼란은 극심했다. 특히 이날 오후 5시 45분께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용지가 50장뿐이니 50명만 더 투표하는 게 어떠냐”는 비상식적인 제안을 하자 유권자들은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윤 모씨(26)는 “오후 2시부터 투표용지가 부족하다고 들었다”면서 “(선관위가) 대책은 없고 궤변만 늘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 사무원들은 대기표를 지급했다. 하지만 다수 유권자는 투표를 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큰 목소리로 항의했다. 대기표를 받은 신찬희 씨(23)는 “화가 난다기보다는 어이없는 기분”이라며 “애초에 투표용지를 유권자 수만큼 준비했다면 이런 사태는 없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제4투표소에서도 투표용지가 부족해 상황이 비슷했다. 서경희 씨(41)는 “투표용지를 받으려고 1시간 동안 기다렸다”면서 “오후 4시 30분부터 ‘투표용지가 9장 남았다’고 하더라. 6시 안에 투표를 못 할 수 있다고 안내받았다”고 말했다.


투표를 포기하는 유권자들도 나타났다. 청담동 주민센터에서는 대기표 때문에 혼선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투표용지가 없다는 말을 듣고 1시간 동안 주변을 배회하다가 오후 6시에 투표소에 도착했지만 대기표가 없어 결국 투표하지 못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은 선관위가 유권자의 참정권을 제약했다는 점이다. 권 모씨(26)는 “평소에 부정선거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투표소 현장이) 더 말이 안 된다”며 “대응에도 문제가 많다. 선관위가 공정한 선거를 책임질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유권자들은 각 지역 선관위가 지퍼백과 종이봉투에 담은 투표용지를 투표소에 보낸 것을 보고 “소쿠리 투표에 이어 지퍼백 투표냐”며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20대 대선 사전투표 당시 불거진 ‘소쿠리 투표’ 논란은 일부 투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 유권자들이 기표한 투표용지를 플라스틱 소쿠리나 종이상자 등에 담아 운반하면서 발생했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기다림에 지쳐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들이 잇따랐다는 점이다. 청담동 제4투표소에서 김 모씨(39)는 “2시간 넘게 아이들이 밥도 못 먹고 기다리고 있다”며 “투표를 꼭 하고 싶은데 아이들이 걱정돼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겠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투표가 이뤄졌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는다. 뒤늦게 투표한 유권자들은 다른 유권자와 다른 정보 환경에서 투표하게 됐다는 점에서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를 앞두고 일정 기간 여론조사 공표를 금지하는 것은 사전투표가 이뤄진 상황에서 여론조사가 공개되면 투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오후 6시에 출구조사가 다 공개된 상황에서 투표가 1시간가량 더 지속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겪은 일부 유권자는 부정선거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날 뒤늦게 투표를 마친 시민 수십 명이 모여 투표함을 옮기는 선관위 관계자들을 향해 “오후 6시를 넘겨 진행되는 투표는 부정선거”라고 소리치는 상황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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