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이런 투표는 처음”…동네 빵집·카센터·웨딩홀의 변신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선거일인 3일 서울 시내 곳곳에는 이색 투표소가 차려졌다. 빵집과 자동차 대리점 등이 이날 하루는 투표소로 탈바꿈했다.
서울 강북구 한 빵집엔 수유3동 제1투표소가 마련됐다. 이날 오전 투표소 내부엔 좌석·조명·메뉴판 등 가게 물건들이 한 쪽에 쌓여있었다. 원래는 손님들이 썼을 매장 의자와 탁자는 투표 진행석으로 활용됐다. 기표소 뒤편으론 천에 덮인 메뉴판과 오븐이 있었다.
시민들은 색다른 공간에 투표소가 차려져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 일부 시민은 빵집으로 이어진 골목 입구에서 “여기가 투표소야? 맞아?” “여기서 투표해도 돼?”라며 헤매기도 했다. 투표장에서 나온 한 노부부는 “여기서 30년을 살았는데 이런 데서 투표하긴 처음이다”고 했다. 투표소에서 만난 40대 강모씨는 “배달로 몇 번 시켜 먹은 집인데 투표소가 돼서 신기하다. 장소를 선뜻 내놓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주인이 대단하다”고 했다.
장애인 투표 보조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투표가 늦어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동 휠체어를 탄 A씨가 투표장에 들어서자, 투표 사무원들은 경사로를 펼치고 기표소를 옮기느라 분주했다. 대기한지 10분이 지나도록 기표소가 차려지지 않자 A씨는 “이럴 거면 투표 안 하고 말지”라며 불만을 표했다. 이에 사무원은 “우리가 원래 쓰던 공간이라 준비가 안 됐다. 죄송하다”고 응답했다.

관악구엔 지하 주차장에 투표소가 차려지기도 했다. 행운동 제2투표소인 한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에선 20여명이 대기 줄을 이뤘다. 주차장으로 향하는 골목에서 선거 사무원에게 “여기 봉천동 투표소 맞죠?”라며 질문하는 시민들이 여럿 있었다.
투표소 안엔 주차 칸 하나마다 기표소가 세워져 총 7개 기표소가 마련됐다. 주차장 기둥 뒤엔 투표 참관인과 진행요원이 앉아 있었다. 인근 주민 김하영(30대)씨는 “지하 주차장에서 투표하는 건 처음이라 새롭다”며 “진보나 보수에 관계없이 일 잘할 사람을 뽑을 것”이라 했다.

광진구에선 이날 기아자동차 대리점이 능동 제3투표소로 변신했다. 전시장 안 나란히 서 있는 자동차 세 대 옆에 기표소 4곳이 세워졌다. 이 밖에 경기 의정부시엔 운전면허시험장에 투표소가 마련됐고, 광명시엔 동네 유명 고깃집이 투표소가 됐다. 전국 곳곳에서 웨딩홀, 카센터, 씨름장, 태권도장 등에 투표소가 차려지기도 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투표소는 공공시설에 마련되지만, 공간 확보가 어려운 경우 민간 시설도 투표소로 정할 수 있다. 투표소가 차려져 운영이 중단된 업장에는 투표 전날과 당일 중앙선관위원회가 소정의 임차료나 사례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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