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유황앵무(학명 Cacatua galerita)를 포함한 일부 조류는 생식 목적이 없이 스스로 성적 자극을 유도하는 자위행위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앵무새 등 반려새의 자위행위가 사육 환경의 스트레스 등으로 발생하는 이상행동이 아니라 야생에서도 흔히 관찰되는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행동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약물이나 호르몬제 투여 등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클로이 헤이스 영국 랭커셔대 연구원팀은 조류의 자위행위가 문제 행동이 아니라는 분석 결과를 5월 3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생태학 및 진화'에 공개했다.
인간을 포함해 원숭이, 침팬지, 다람쥐, 돌고래 등 일부 동물은 생식 목적 없이 신체나 주변 물체를 이용해 스스로 성적 자극을 유도하는 자위행위를 한다.
일부 조류에서도 성별을 불문하고 자위행위가 보고된다. 일반적으로 나뭇가지나 장난감 등의 물체에 총배설강을 문지르는 방식이다. 조류는 포유류와 달리 대소변 배출, 교미, 산란 모두 총배설강이라는 하나의 기관으로 수행한다. 수컷은 정자를 전달하는 데 사용하고 암컷은 정자를 받아들이고 알을 낳는 데 쓰는 식이다.
그동안 조류의 자위행위는 하지 않도록 훈련시켜야 하거나 열악한 사육 환경의 결과로 나타나는 비정상 행동으로 다뤄지곤 했다. 이 때문에 수의사들이 호르몬제, 약물 등을 처방하거나 심지어 생식기관을 제거하는 사례까지 보고됐다.
연구팀은 "사육된 새보다 야생 새에서 자위행위가 더 흔히 보고된다는 점에서 자위행위가 사육 환경에 대한 부정적·부적응 반응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자위행위는 수컷에서 상대적으로 더 잦았지만 암컷에서도 흔히 관찰돼 자위행위의 목적이 신선한 정자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년기와 성체기에서도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자위행위가 성숙하기 전에 교미를 연습하는 행동이라는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뜻이다. 일부일처제로 지내는 종이나 오랜 기간 같은 짝과 지내는 종보다 무차별적으로 교미를 하는 종에서 자위행위 가능성이 컸다.
연구팀은 "문제 행동이 아니라 새들이 보여주는 광범위한 성적 행동의 일부"라며 자위행위가 성적 흥분을 해소하는 통로나 번식 성공률을 높이는 수단으로 쓰인다는 가설을 지지하는 결과라고 봤다.
헤이스 연구원은 "탈출증 등 만성적인 문제가 확실히 발생하지 않는 한 수의사들이 새들의 자위행위를 하지 못하게 막도록 조언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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