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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리치이기와 패륜

무명의 더쿠 | 09:54 | 조회 수 2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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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newscham.net:443/articles/116505?fbclid=IwZXh0bgNhZW0CMTEAc3J0YwZhcHBfaWQKNjYyODU2ODM3OQABHsMi3fD73a3Nz_AvyFR8tYDAKER3F-_Bbulqi5LlzkADqFfkxj3Mj7vxSFaD_aem_h0sU_WhGUEXgCDnglanYgw


정용진, 리치 이기와 패륜 


 래퍼 리치 이기의 사과문과 나이만 많고 철딱서니 없는 재벌 3세 정용진의 기자회견을 보면, 이들이 정치적 의견 표명과 패륜을 구분 짓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을 우파라고 칭하는 이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태도인데(분명 안 그런 사람들도 있다), 이들이 정치적 주장을 명분으로 끊임없이 패륜을 입에 올리는 이유는 아마도 그걸 구분해 낼 지적 능력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좀처럼 ‘돼먹지 못한’ 인간이라 패륜임을 알면서도 정치적 의견일 뿐이라 우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래퍼 더콰이엇은 리치 이기와 같은 쎈(?) 가사를 내뱉는 어떤 흐름에 대해 힙합은 금기를 건드리는 것이라 말한 바 있다. 평생 가사만 고민하고 살았을 원로 래퍼조차 금기와 패륜을 구분 짓지 못하는데, 지적 능력이 부족하거나 ‘돼먹지 못한’ 이들에게 구분하길 바라는 건 매우 무리한 요구일 것이다. 


 공동체는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여러 논란과 불화 속에서 끊임없는 타협과 합의를 통해 사회적 에토스(ethos, 사회나 민족의 기저에 흐르는 도덕적 풍조, 관습, 정체성)를 이루어낸다. 에토스는 모세의 십계명처럼 굳이 돌판에 새기지 않아도, 법전에 어려운 한자를 써가며 조목조목 적지 않아도 그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태어나는 동시에 체득된다. 그리고 그 에토스 아래 사회화되는 과정에서 적어도 ‘이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응당 ~해야 한다’, 더 넓게는 ‘사람이라면 응당 ~해야 한다’ 정도의 아주 ‘명확한’ 선이 자연스럽게 체화된다. 어디 적혀있지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이것은 공동체가 존속하기 위해, 최소한의 생존이라도 도모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발동하는 방어기제에 가깝다. 


 (…)


 엄밀히 따지고 보면 패륜은 (불법인 경우와 아닌 경우가 있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재단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래퍼 리치 이기가 랩으로 뱉은 소아성애, 여성혐오, 소수자혐오, 지역혐오에 해당하는 가사들과 정용진과 스타벅스가 행한 5.18 희생자들에 대한 조롱과 멸시는 명백히 패륜에 해당하지만 이를 법적으로 처벌할 만한 근거는 없다. 이들의 행태가 법적으로 허용 가능한 범위 안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통념상 사람이기에 당연히 ‘해서는 안 되고’, ‘하지 않을 것이라 기대’되기 때문에 굳이 법조문에 넣지 않았을 뿐이다. 리치 이기는 요 며칠 사이 소아성애로 읽히는 가사가 들어간 노래들을 음원플랫폼에서 삭제했고, 정용진은 논란이 터지고 얼마 되지 않아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를 해고했다. 이는 정용진과 리치 이기 모두 자신들의 행태가 명백히 ‘패륜’임을 인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정용진의 사과문에 ‘각자 생각이 달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따위의 문구가 들어간 것, 그리고 래퍼 리치 이기가 사과문에 노무현을 향한 조롱만을 언급한 것은 이번 논란을 정치적 해프닝으로 만들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자신들이 그저 5.18에 대한 ‘생각이 달라서’, 모두가 사랑하는 ‘노무현을 조롱’했기 때문에 수많은 좌파에게 탄압당한다고 주장해야만 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패륜’이 패륜이 아닌 ‘정치적 견해’여야만 장사도 계속할 수 있고, 음악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더콰이엇의 인터뷰에서 그는 시장이 냉정히 평가할 것이라 덧붙인다. 원로 래퍼의 금기와 패륜을 구분 짓지 않는 나이브함은 전혀 동의할 수 없지만, 시장이 냉정히 평가할 것이라는 부분은 어느 정도 동의한다. 그저 ‘돼먹지 못’했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처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좀처럼 ‘돼먹지 못’한 사람은 사람 취급을 하지 않고 상종하지 않는 것을 기본값으로, ‘돼먹지 못’한 장사치에게는 처절한 금융치료를 더하고, ‘돼먹지 못’한 음악인에게는 철저한 무관심을 더하는 무자비 무관용의 태도가 필요하다. 인륜을 저버린 패륜은 몰락과 파멸을 불러올 수 있음을 가르쳐줘야 한다. 


#일베 #스타벅스 #정용진 #리치이기 #더콰이엇 #금기 #패륜amIZP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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