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글로벌 자본시장의 중심에 섰다. 31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최근 650억 달러(약 98조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기업가치 9650억 달러(약 1454조원)를 인정받았다. 비상장 기업 중에서는 단숨에 오픈AI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몸값을 기록했다.
주요 외신과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앤스로픽의 미래가치만큼이나, 이들이 고집하는 독특한 ‘면접 문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서는 앤스로픽 입사를 위한 사설 면접 코칭이 성행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원자들은 평균 4600달러를 지출하며, 현직 엔지니어와 진행하는 모의 면접 비용은 시간당 550달러를 넘는다. 이는 일부 핵심 직군의 연봉이 최대 85만 달러에 달하는 데다, 기업상장(IPO) 기대감까지 겹치며 “합격만 하면 평생 다시 일하지 않아도 될 부를 거머쥔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위한 열쇠는 앤스로픽 특유의 ‘컬처 인터뷰’(Culture Interview)’다. 일반 테크 기업이 조직에 융화될 사람을 고르는 ‘분위기 체크(Vibe Check)’ 수준이라면, 앤스로픽 면접은 지원자들 사이에서 “깊숙한 심리 치료를 받는 것 같았다”, “노동 조건의 범위를 벗어난 침해적인 대화”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강도가 높다.
면접에선 지원자가 경험했던 윤리적 딜레마를 파고든다. 예컨대 사용자 데이터 활용과 관련해 의문스러운 결정을 마주했을 때, 어떤 감정을 느꼈고 어떻게 대응했으며 지금은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집요하게 묻는다.
지원자들은 “AI 위험성을 어떻게 보는가”, “경험했던 가장 불편한 윤리적 경험은 무엇인가”, “다수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생각(unpopular belief)은 무엇인가” 같은 질문을 받았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컬처 인터뷰에선 낮은 점수를 받으면, 다른 기술 점수가 아무리 높아도 즉각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서는 앤스로픽이 실력 못지않게 지적 독립성과 윤리 의식을 중시한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상업적 이익을 위해 도덕적 불편함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을 찾겠다는 의미다. 다니엘라 아모데이 공동창업자는 “우리는 특정한 신념 체계를 찾는 것이 아니다. 인기가 없더라도 옳다고 믿는 것을 끝까지 지킨 사람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이런 독특한 사내 문화의 배경으로 그들이 개발 중인 차세대 AI 모델 ‘미토스(Mythos)’를 꼽는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이전 모델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강력한 성능만큼 사이버 테러나 국가 안보에 악용될 위험성도 높은 ‘양날의 검’이다.
앤스로픽이 추구하는 AI 철학이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앤스로픽은 초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하면서도, AI의 파멸적 위험성을 세계에서 적극적으로 경고하는 조직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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