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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극에서 가장 유명하게 많이 다뤄지는 공주가 아닐까싶은 카즈노미야 공주

무명의 더쿠 | 05-31 | 조회 수 3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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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NHK 대하드라마 <아츠히메>에서의 카즈노미야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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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NHK 대하드라마 <도쿠가와 요시노부>에서의 카즈노미야 공주

 

 

 

카즈노미야 치카코

(1846년 출생 ~ 1877년 사망)

 

 

일본의 120대 국왕인 닌코 일왕과 그의 후궁 사이에서 막내딸로 태어났다. 

 

공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도쿠가와 막부의 14대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모치의 정실부인이기도 하다. 

 

 

아무리 도쿠가와 막부가 당시 일본의 실질적인 지배가문이라고는 해도 

무사와 공주의 혼인은 신분 상 귀천상혼이었고,

 

당시 일본 역사상 희대의 사건으로 여겨졌으며 

그래서인지 두고두고 일본의 여러 사극에서 단골 소재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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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일본은 쇄국정책을 고집하다가

미국의 페리 제독에게 강제 개항을 당하며 국론이 극심하게 분열되어 있었다. 

 

 

서양 오랑캐를 배척하자는 '양이(攘夷)'와

나라의 문을 열자는 '개국(開國)' 세력이 칼을 겨누며

나라가 단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었다.

 

 

에도 막부는 땅에 떨어진 자신들의 권위를 회복하기 위해

조정(왕실)의 권위를 빌리고자 했고,

이를 공무합체(公武合体, 조정과 막부의 결합)라 불렀다.

 

 

막부는 젊은 쇼군 도쿠가와 이에모치를 왕실의 여인과 혼인시켜 결혼동맹을 맺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이 혼인동맹의 제물로 선택된것이

당시 고메이 국왕의 여동생, 카즈노미야 공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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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공주에게는 아리스가와노미야라는 정혼자가 이미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연모하는 사이였으나, 그런 것 따위는 당연히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았다.

 

 

카즈노미야는 "절대 에도로 시집가지 않겠다"며 버텼지만, 오빠인 고메이 일왕은 여동생을 비구니로 출가시키고 외가 식구들을 극형에 처하겠다는 강수까지 두며 결혼을 압박했다. 

결국 공주는 눈물을 머금고 에도행을 받아들이게 되지만 그 대신 본인이 시집 갈 막부쪽에 여러 조건들을 달았다. 에도성에서도 황궁과 같은 생활을 하게 해 줄 것, 자신의 휘하 시녀들을 같이 데리고 가게 해줄것 등 

 

 

 

15세의 어린 공주가 교토를 떠나 에도성으로 향할 때의 행렬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고 한다. 행렬의 길이만 장장 50km, 수행원과 군사까지 합쳐 무려 3만명에 달하는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였다. 

 

혹시 모를 양이파 낭인들의 공주 납치 및 암살 시도를 막기위해 당시 교토~에도간에 잘 닦여있는 도로였던 도카이도(東海道) 대신에, 위쪽 산간 지방을 지나는 더 힘든 도로인 나카센도(中山道)로 이동하게 했다. 

 

 

 

원래 쇼군의 정실 부인은 귀족가나 무가의 딸, 혹은 방계 왕족중에서 뽑는게 보통이었는데,

이렇게 무려 공주가 시집온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남편을 하늘처럼 받들던 시대라고는해도 공주인 아내의 신분이 훨씬 높은 상황이었기에,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카즈노미야가 남편 이에모치보다 상석에 앉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Fnnsc7Dh8lY

 

공주가 에도성에 도착해 시어머니와 첫 대면을 하는 장면

 

공주측에서는 어떻게 황녀를 상석에 앉히지않고, 

심지어 방석도 주지 않냐며 울면서 분노하고

 

막부측에서는 어떻게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첫 대면하면서 고개도 숙이지 않느냐며

아무리 공주라해도 도쿠가와 가문에 시집 온 이상 며느리로서의 예를 가르쳐야한다고 열받아하는 씬임

 

시어머니는 "이 나라를 움직이는것이 누구냐? 우리 쇼군 가문이 아닌가"라며 분노

 

 

(1999년 NHK 대하드라마 '도쿠가와 요시노부')

 

 

 

하지만 막상 시집을 가서 보니 에도막부는 공주의 요구를 약속대로 지켜주지 않았다.

예를 들어 아버지의 기일에 교토로 갈 수 있게 해달라 했는데 이런저런 핑계로 연기가 계속되었다고 하고,

교토에서와 동일한 생활도 약속과는 달리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

 

 

특히 카즈노미야 공주를 힘들게 만들었던 것은 시어머니 텐쇼인과의 불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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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대하드라마로도 유명한 그 '아츠히메'가 바로 이 분,

공주의 시어머니인 텐쇼인이다.

 

 

 

텐쇼인은 사실 이에모치의 생모가 아니었기에 찐 시어머니는 아니지만, 이전 쇼군의 정실부인이기 때문에 일종의 '대비'와 같은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황족의 입장에서 보기엔 아무리 쇼군의 정실부인이었다 한들, 그저 무가의 부인네일 뿐이었기에 며느리인 카즈노미야 공주가 훨씬 격이 높았다.

 

 

지체높은 공주 며느리와 텐쇼인은 잘 지내지 못했고

(결국 나중에 가서는 화해했다고는 한다)

애초에 신분도 다르고 가치관도 달랐기에 불화가 끊이지 않았다.

 

 

또한 공주는 시댁에 내세웠던 조건대로, 교토 시절부터 자신을 모시던 시녀들을 데리고 시집갔는데,

에도성의 시녀들은 또 무가의 여식들이 대부분이었다보니

공주가 데려 온 교토 궁중의 시녀들과는 사이가 물과 기름처럼 나빴다. 

 

 

언어 어투부터 복식, 가치관과 자존심의 문제, 어느쪽이 더 위냐 같은 서열문제 등

에도성 사람들과의 불화가 계속되었다고 한다.

 

 

 

카즈노미야 공주는 이런 사정들을 편지에 적어 오빠에게 보냈지만, 고메이 국왕은 '여자가 시집가면 으레 있는 일이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렇게 힘든 시집살이를 하던 와중에도 남편과의 금슬은 좋았다. 심지어 나이도 서로 동갑이었던 두 사람은 금방 가까워져 함께 자주 시간을 보내는 매우 다정한 사이가 되었다.

 

 

 

NHK 대하드라마 <아츠히메>에서도 처음엔 남편에 대해 관동의 무식한 칼잡이 정도로 편견을 가지고있다가,

막상 남편이 생각보다 무척 젊고 매너있고 젠틀하니까 공주의 마음이 동하는 장면이 묘사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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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모치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아내를 위해 교토의 특산품이나 서양식 과자, 인형을 선물하는 등 지극정성으로 공주를 배려했다. 

 

이에모치가 다정한 성격인 것도 있었겠지만, 애초에 쇼군보다 신분과 지체가 더 높은 부인 자체가 처음이었기에 그동안의 쇼군들이 해왔듯이 아내를 대할 수는 없었을것이다. 

 

 

두 사람은 역대 쇼군 부부 중 가장 금슬이 좋았던 부부로 꼽히며, 공주는 점차 에도 생활에 마음을 열게되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오래 이어가지 못한다. 조슈 정벌을 위해 전쟁터에 나가있던 남편의 건강이 악화되고, 공주는 절에서 하루종일 쾌유를 빌면서 지극정성을 쏟았지만 결국 이에모치는 20세의 나이로 급사하고 말았다. 

 

 

남편은 에도성에 혼자 있을 아내가 마음에 걸려, 공주의 고향 특산품인 교토의 고급 비단(니시진오리)을 구매해 에도성에 있는 아내에게 선물로 보냈다. 하지만 그 비단 선물이 에도성에 도착했을 때, 정작 남편은 이미 오사카성에서 병으로 숨을 거둔 뒤였고, 아내에게 보낸 마지막 선물이 되어버렸다.

 

 

 

남편이 죽자마자 도쿠가와 막부는 완전히 붕괴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친정인 교토 왕궁에서는 오빠 고메이 일왕이 의문의 급사를 하고, 조카인 메이지 국왕이 즉위하면서 막부를 완전히 토벌하라는 명을 내린다. 이때 왕실군의 총사령관으로 에도성을 향해 진격해 온 인물이 바로 카즈노미야의 옛 정혼자였던 아리스가와노미야 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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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새롭게 왕으로 즉위한 

카즈노미야의 조카 메이지 국왕

 

 

 

막부가 멸족당할 위기에 처하자, 카즈노미야 공주는 시어머니 텐쇼인과 손을 잡고 도쿠가와 가문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흔히 대하드라마 등에서는 시어머니인 텐쇼인의 활약만 강조되지만, 실제로 조정의 마음을 돌린 결정적 치트키는 황족의 피가 흐르는 카즈노미야의 탄원서였다.

 

"비록 정략결혼으로 왔으나 저는 도쿠가와 가문의 사람입니다. 막부는 왕실에 복종할 것이니, 부디 도쿠가와 가문의 대가 끊기지 않게 가문을 살려주십시오."

 

결국 카즈노미야 공주의 노력에 교토 조정도 마음이 움직여 도쿠가와 막부를 멸족시키지 않고 살려두는 방향으로 마음을 정하게 된다. 이에 공주는 감사의 뜻을 조카에게 보냈으며, 피 한 방울 흘리지않고 에도성의 문을 여는 무혈입성이 이루어졌다. 

 

 

이로서 260년간 일본을 실질적으로 지배했던 에도 막부는 문을 닫았지만, 도쿠가와 가문은 멸문당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공주가 양측을 중재하는 다리 역할을 잘해준 노력도 분명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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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면>이라는 작품으로도 유명한 아다치유미가

2003년작 <오오쿠>에서 연기한 카즈노미야 공주

쾌활하고 거침없으며 교토 사투리로 할 말 다하는 성격으로 묘사된다.

 

 

 

그 후 조카 메이지 일왕이 '메이지 유신' 이후 수도를 교토에서 에도로 옮기고 도쿄라는 이름으로 바꾸자,

카즈노미야 역시 에도로 돌아와 도쿠가와 가문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여생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그녀 역시 남편의 생명을 앗아간 똑같은 병(각기병)을 앓았고, 치료를 위해 요양을 하던 중, 32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녀는 죽기 전 "남편 이에모치의 곁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보통 쇼군 부부의 묘는 부부가 함께 묻혀있는 관례와 달리, 카즈노미야는 황녀로서의 지위가 있다보니 남편과는 무덤이 따로 조성되어 있다. 

 

 

시간이 흘러 1958년, 도쿠가와 쇼군가의 묘지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카즈노미야의 무덤이 발굴되었다. 그녀의 옷 속에서 어떤 사진이 발견되었는데, 그녀가 평생 그리워했던 남편 이에모치 쇼군의 유일한 사진이 아닐까 추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사진은 발굴 당시 햇빛을 받자마자 화학 반응을 일으켜 순식간에 바래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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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노미야 공주의 실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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