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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쟁이도 이렇게는 안 한다”…선거철 ‘전화·문자 폭탄’ 비명

무명의 더쿠 | 05-30 | 조회 수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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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경기 고양시의 공인중개사 김모(32)씨의 휴대폰에는 제주도지사 선거 여론조사 전화가 수차례 걸려왔다. 아파트 매수를 하러 온 손님과의 상담을 위해 김씨는 즉각 번호를 차단했지만, 1시간 뒤부턴 제주도의 특정 정당 후보를 뽑아달라는 취지의 홍보 문자가 수 차례 발송됐다. 김씨는 “시도 때도 없는 문자와 전화에 매수·매도 의향이 있는 손님들의 연락까지 놓칠 때가 많다”며 “살아본 적도 없는 제주도 선거운동에 왜 내 번호가 활용되고 있는 건지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충북 청주에 사는 30대 유모씨는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에 육아까지 방해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중요한 전화를 놓칠 때가 많아서 자기 전엔 벨소리 설정을 해놓는데, 오후 9시가 넘어서도 070으로 시작하는 전화가 걸려온다”며 “소리에 깬 아기를 다시 재우느라 진이 빠진 적이 자주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둔 이모(41) 씨는 “투표권이 없는 아이까지 갑자기 특정 후보 캠프 단체 채팅방에 초대됐다”며 “일반인의 휴대폰 번호는 이미 공공재가 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 관련 전화·문자로 시민들의 피로감 역시 커지고 있다. 이날 스팸 전화번호를 공유하는 웹사이트 ‘더콜’ 홈페이지에는 선거 홍보 및 여론조사 관련 번호가 가득했다. 한 업체 전화번호 페이지에는 “빚쟁이도 이렇게 까지는 하지 않는다”, “1시간에 5번이나 전화하는 것은 양심이 있는 거냐” 등의 항의성 댓글이 올라왔다.


시민들은 동의 없이 개인정보가 활용된다는 점에 불쾌감을 보였다. 공직선거법(제108조의2)에 따르면 선거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거쳐 이동통신사에 가상번호를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후보 캠프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여당 소속 보좌관은 “돈이 좀 있는 캠프는 당원·후원자 명부 뿐 아니라 업체·브로커 등을 통해 번호를 구해서 활용한다”고 말했다. 후보 캠프가 지역 행사에서 수집한 연락처를 쓰는 경우도 다수 있다고 한다.  




정치권도 이런 비판을 의식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8월 22일 후보자가 불법적으로 명단을 확보하거나 개인정보를 직접 이용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지난 9개월 동안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단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았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후보들은 짧은 기간 안에 이름을 알려야 하기 때문에 유세차나 전화 등의 임팩트 있는 방식을 택하게 된다”며 “정보제공 절차와 기준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비해 ‘선거 공해’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526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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