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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노’ 넘어 ‘예스만 예스’로···EU, ‘강간죄’ 기준 통일한다

무명의 더쿠 | 15:47 | 조회 수 698
지난 28일(현지시간) 유럽의회에서는 중요한 결의안이 통과됐습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명확한 동의 없는 성관계는 강간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이 원칙을 공통 기준으로 삼겠다는 뜻입니다. 표결 결과는 찬성 447표, 반대 160표로 압도적이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를 두고 “사회적 변화의 큰 걸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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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의 불씨가 된 것은 바로 ‘지젤 펠리코’ 사건입니다. 프랑스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집단 성폭행 사건인데요. 지젤의 남편은 음식과 음료에 약물을 타 아내가 의식을 잃게 만든 뒤, 10여년 동안 인터넷으로 모집한 50여명의 남성들에게 성폭행하도록 했습니다.


이 사건 법정 공방의 핵심은 ‘동의(consent)’의 개념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였습니다. 프랑스의 기존 법 체계에서는 폭력, 협박, 강제, 기습 같은 물리적 강제력이 있어야 강간이 성립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지젤이 약물로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일부 변호인 측에서는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노(no)”라고 말하거나 저항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간으로 보기 어렵다는 논리입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프랑스에서는 ‘동의가 없으면 강간’이라는 원칙을 법적으로 더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성적 관계에서의 동의는 폭력·권력관계·약물·수면·질병·장애 등 다양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입니다. 결국 프랑스 의회는 지난해 10월 법을 개정해 “명시적이고 자발적인 동의 없는 모든 성행위는 강간”이라고 정의를 바꿨습니다.


그동안 EU 회원국들은 강간 정의를 제각각 적용해왔습니다. 어떤 나라는 폭행이나 협박 같은 물리적 폭력이 있어야 강간으로 인정했습니다. 독일·오스트리아·폴란드 등은 ‘노는 노(no means no)’ 원칙을 적용했습니다. 피해자가 명확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는지가 핵심이었던 겁니다.


반면 스웨덴·벨기에·덴마크·스페인·네덜란드 등은 ‘예스만 예스(only yes means yes)’ 원칙을 도입했습니다. 명시적이고 자발적인 동의가 없는 성관계는 모두 강간으로 보는 방식입니다.


지젤 펠리코 사건은 유럽 전체에 ‘동의’ 개념을 법적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는 논의를 촉발했습니다. EU는 이번 결의안에서 “침묵, 저항의 부재, 과거의 동의나 관계 여부 등은 동의로 해석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스웨덴 사회민주당 소속 유럽의회 의원 에빈 인시르는 “이번 입법 추진은 성관계에서 ‘예스’만이 진정한 동의임을 보장하고, EU 내 모든 성폭력방지법이 동의 원칙에 기반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여성이 저항하거나 상처를 보여야만 ‘노(no)’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동의의 부재’ 자체가 핵심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략)


국제 앰네스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성폭력 문화’는 성에 대한 해로운 고정관념과 잘못된 신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아 유지되고, 때로는 이를 정당화하려는 시도까지 이어진다”며 “이번 결의안은 이를 바꾸는 중요한 계기”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논의는 단순히 법 조항 하나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성적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명확한 동의”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유럽 전역에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EU 집행위원회가 실제 입법을 추진하는 일입니다. 과연 ‘지젤이 쏘아올린 공’은 유럽 전체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https://naver.me/x9VcHCN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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