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하던 일인데 숨이 턱…AI 과부하에 ‘현타’ 온 직장인들 [팩플]
인공지능(AI)이라는 유례 없는 기술 발전과 그로 인한 업무 형태의 변화 속도만큼 직장인들의 피로감이 하루하루 빠르게 누적되고 있다. 이들은 업종 불문 AX에 꽂혀 있는 회사에 치여 힘겨운 기술 과도기를 보내는 중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지난 3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게재한 논문에서 ‘자신의 인지 능력을 넘어선 AI 도구의 과도한 사용이나 감독으로 인한 정신적 피로’를 의미하는 ‘AI 과부하’(AI Brain Fry)라는 용어를 내놨다. 연구진은 “AI로 멀티태스킹이 당연해진 업무 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AI 과부하는 직원들 실수 증가, 의사결정 피로감, 퇴사라는 형태 비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내 무덤 내가 파나’ 현타 온 직장인들

중앙일보는 지난달 30일부터 한 달 간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AI를 쓰면서 제일 지치거나 현타(현실 자각 타임)오는 순간이 언제인지’ 묻는 설문을 진행했다. 총 5284명이 참여한 설문에서 많은 선택을 받은 항목은 ‘AI 답변 검증에 시간이 더 걸릴 때’(31.6%), ‘AI에 (자신이) 대체될 것 같다고 느낄 때’(25.3%), ‘AI로 생산성 높이라는 회사의 압박’(23.6%) 이었다.
설문엔 어려움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대기업 소속 직원인 한 참여자는 “KPI(핵심성과지표)가 1인 AX 1건인데, AI를 적용해 업무 효율 올렸더니 이제 인원을 줄이겠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상사가 사실 확인도 안 된 내용 들고 와서 ‘AI가 된다는데?’라고 할 때”, “후배가 AI로 ‘딸깍’ 짜온 보고서를 인간인 내가 한 시간 동안 검토할 때” 가장 지친다고 답변도 있었다. 또 다른 참여자는 “내 무덤 내가 파고 있는 기분”이라고 자조했다.
올해 초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한 스타트업 종사자가 AI 발전으로 인간 직원들의 해자(비교우위)가 무너지는 것에 대한 심리적 우울감을 의미하는 ‘클로드 블루’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 여파로 지난달 서울 강남구 디캠프에서 앤스로픽 후원으로 ‘클로드 블루에서 클로드 블룸으로’라는 이름의 행사가 열릴 정도였다. 이 행사에는 사전 신청 인원만 2000명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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