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성과급이 금융 시장과 세수·통화 등 거시 경제는 물론, 교육·노동시장의 지형을 바꿀 거란 전망이 나온다. 삼전닉스 성과급의 '나비효과'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은행은 두 회사 임직원들의 성과급 지급 소식에 맞춰 양사의 주요 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고객 확보에 나섰다. A은행은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등 주요 거점 출장소에 프라이빗뱅커(PB) 인력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정 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PB 배치는 이례적이란 평이 업계에서 나온다. A은행 관계자는 “보통 출장소엔 송금·대출 등 일반 업무 담당 직원만 상주하지만 두 회사 임직원의 자산 운용·관리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돼 실력이 우수한 PB를 중심으로 발령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 은행들도 성과급 수령 방식에 따른 맞춤형 교육과 마케팅에 나섰다. B은행은 SK하이닉스 본사 인근 지점·출장소를 중심으로 개인형퇴직연금(IRP)·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방카슈랑스 등 절세 및 투자 상품에 대한 교육과 펀드 가입 이벤트 등을 전개했다. B은행 관계자는 “자사주와 퇴직연금 등 성과급 지급 방식과 시기에 맞춰 중장기 자산 관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객 관리에 나섰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이 갈라놓은 연봉 격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리더스인덱스·한국경영자총협회]](https://imgnews.pstatic.net/image/025/2026/05/28/0003526281_002_20260528052513060.jpg?type=w860)
증권업계에선 올해 예상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산정한 양사의 성과급 총액을 최대 60조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삼성전자는 30조원 안팎, SK하이닉스는 25조원 안팎이다. 둘을 합치면 지난해 한국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를 넘고, 지난달 정부가 중동 전쟁 여파로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약 26조2000억원)의 두 배를 웃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업계 호황이 산업계 전반의 임금 체계 변화나 이에 따른 현금 유동성 확대로 이어져 거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기준 금리와 경제 전망치 등 통화 정책에도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에 현금이 급격히 풀리면서 인플레이션 압박을 키울 거란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인공지능(AI) 기반 반도체 붐에 따른 급여 상승이 새로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주택 시장을 압박하는 위험 요인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도 반도체 업계의 이익·성과 연동형 보상 체계가 자동차·조선·정유·금융 등 다른 산업계로 번지는 경우의 수를 주시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임금 협상 기준이 올라갈 경우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기아·HD현대중공업·LG유플러스 등 주요 기업 노조에선 성과급 확대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법인세 등 세수 증가에 따른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도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변수로 꼽힌다.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한국은행이 금융안정과 물가 위험을 방어하기 위해 2027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최대 1%포인트까지 인상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수 증가분 중 상당 부분이 지방세 형태로 특정 회사 사업장 소재 지역에 집중될 경우 인프라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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