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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허수아비’ 작가 “ENA 편성 전 많이 고사당해”[E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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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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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극본 이지현/연출 박준우) 제작진이 편성에 얽힌 비화를 공개했다.

'허수아비'는 박해수, 이희준, 곽선영, 송건희, 서지혜, 정문성, 유승목 등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흥행했다. 4월 20일 시청률 2.9%(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한 '허수아비'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마지막 회인 12회로 자체 최고 시청률 8.1%를 기록했다.

'허수아비' 박준우 감독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실 잘 될 줄 몰랐다. 처음 준비하고 기획했던 게 한 5년 전이다. 이후로 작가님과 제가 편성을 받으려고 여러 차례 시도를 했는데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까, 너무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라서 고사를 많이 했다. 작가님과 어떻게 하면 편성을 받을 수 있을까 생각하며 초반부에 스릴러 장르를 많이 가미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5년 전 이지현 작가님과 SBS '모범택시' 시즌1을 했다. 그게 2021년 5월에 작품이 끝났다. 그 작품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작은 다큐멘터리를 찍은 적이 있다"며 "'허수아비'를 함께하자고 이지현 작가를 오래 설득했다. 안 하겠다고 했었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작가는 "처음 제안을 주셨을 때는 '모범택시' 끝난 다음이었다. 이런 소재로 써 보지 않겠냐고 하셔서 제가 그 자리에서 거절을 했다. 실화를 다루는 게 좀 부담스럽기도 했고 경찰이 아이를 묻는 것까지 다루고 싶다고 하셔서 그걸 어떻게 풀어야 할지 그때는 제가 머리에서 정리가 안 돼 한 6개월 정도 계속 거절을 했다"고 말했다.이어 "거절을 했는데 한두 달 후에 또 오셔서 이 책 한 번 읽어 보라고 하시고 관련 책을 주고 가셨다. 마치 저한테 거절을 당한 걸 잊으신 것처럼 계속 제안을 주셨다. 드라마가 잘 끝나고 보니 그때 절 포기하지 않고 '허수아비' 작가로 참여하게 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드라마 흥행 비결에 대해 "80~90년대 시대를 보낸 저희 부모님 세대 분들이 좋아해 주셨던 것 같다. 반면 젊은 분들에게는 본인들이 겪지 못했던 시대 이야기라 그런 부분들이 흥행할 수 있었던 포인트였던 것 같다. 초반부 작가님과 장르적 문법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던 부분들이 흥행 요인이 아닌가 싶다. 정통 수사물이 드물었는데 그런 게 우연이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허수아비'는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드라마이기도 했다. 1988년과 2019년을 오가는 서사 구조 속 범인 찾기에 매몰되기보다 왜 당시 범인이 곧장 잡히지 못했는지를 되돌아보고 이 사건이 과거와 현재에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에 대해 조명하며 숱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실화를 각색한 드라마인 만큼 매회 불가피하게 고구마(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한) 전개가 펼쳐졌다. 감독은 박해수, 이희준 등 배우들에게 '허수아비'는 속 시원한 전개로 갈 수 없다고 일찌감치 이야기를 했다는 전언.

박 감독은 "스튜디오 지니 분들이 (처음에) 제발 사이다로 했으면 좋겠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를 했는데 저나 작가는 그렇게 할 순 없다고 말씀드렸다. 현실에서 피해 보신 분들이 사실 두 분이 아니라 여러분 계신다. 진실화해위원회에 이춘재 사건이 올라갔는데, 피해자가 약 50~60명이다. 돌아가신 분들도 계시고. 실제 윤성여(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가해 누명을 쓴 인물) 사건은 재심이 됐고 다른 사건은 사건화가 되지 못했다. 시신도 없고 공소시효도 지나 처벌이 안 됐기 때문에. 현실에서 사이다 같은 응징이 이뤄진 적이 없기 때문에 저희도 그렇게 할 수 없었고 다행히 ENA나 스튜디오 지니 쪽에서도 충분히 그걸 받아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피해자들을 위해 시작한 것이라 그렇게(사이다 전개) 생각을 못했다. 편성해 준 스튜디오 지니 등 채널에는 제가 번개를 쳐서, 교통사고로 죽여드릴까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현실에서 처벌을 못 받았는데 어떻게 처벌을 하나. 또 우리 배우들도 지지를 해줬다"고 덧붙였다.박 감독과 이 작가가 '모범택시'를 통해 악을 통쾌하게 처단하는 서사를 선보이며 호평받았던 만큼 그와 같은 사이다 결말이 '허수아비'에서도 펼쳐지길 기대하는 시청자들이 존재했다. 이와 관련 박 감독은 "('모범택시' 관련) 기사를 하나 봤는데 현실에서는 전혀 해결된 것이 없는 판타지라는 내용이었다. 아프지만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어 '허수아비'를 기획했다. 시원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는 그 드라마들만의 장점이 있고 '허수아비'는 반대편에 있지만 이 나름의 보실 만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박 감독은 주인공 강태주가 죽음에 이르는 서사도 상상했다. 박 감독은 "전 몇 년 전 작가님에게 초고를 줬을 때 태주를 죽여 달라고 했다. 태주는 존재하지 않았던 인물이니까, 나이도 있으니까. 작가님이 그것도 절대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막판에 태주가 유일하게 이 일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하는 인물인데 이 인물을 죽여버리면 시청자 분들이 화를 내실 것 같았다. 권선징악이라는 측면에서 우리가 너무 이렇게 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판에 사회적 지위나 지금까지 이뤄 왔던 직업적 측면을 다 잃는다. 하지만 막판에 사람들을 얻는다. 영범이와도 교류를 하며 살 거고. 약간 심리적인 보상을 해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전 주인공이 더 흑화가 되어 이 사건을 망쳐버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초고를 내고 수정을 했을 때, 저희가 편성이 안 되고 힘든 시기에 주인공을 더 주인공답게 만들자고 고친 적이 있다. 고치고 나서 편성이나 캐스팅이 쉬워졌던 것 같다. 그전에는 주인공에 그런 부분들이 좀 섞여 있었다. 전 태주가 주도적으로 악행도 하길 바랐는데 그렇게 되면 받아들이기가 힘들 것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살인의 추억'을 보면 송강호 배우, 김상경 배우 두 분이 주도하고 결국 범인을 못 잡지만 전 뒷이야기를 혼자 상상했다. 두 사람이 미쳐서 실제 사건을 조작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태주에게 그런 것들을 많이 가미시켜 이야기해 보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https://m.entertain.naver.com/now/article/609/0001128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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