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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李대통령은 왜 '혐오'와 전면전을 선언했나

무명의 더쿠 | 05-26 | 조회 수 1493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767660?sid=110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논란에 이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장에서 일베식 혐오와 조롱 문제가 불거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할 정도다.

극우적 혐오와 조롱은 평범함을 가장해 그동안 사회 곳곳에 잠재해 있었다. 상황이 불리해지면 "몰랐다", "우연이었다", "장난이었다"는 말 뒤에 숨는 식이었다. 5·18 기념일에 '탱크'를 떠올리게 하는 이벤트를 벌이거나, 노 전 대통령의 추도 공간에서 일베를 상징하는 조롱성 인증샷을 찍는 행위를 단순 장난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고인을 기리는 날과 장소를 골라 벌어진 일은 의도성이 분명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이후 스타벅스 논란에 대해 도덕적·행정적·법적·정치적 책임을 언급했고, 23일 봉하마을 추도식 이후에는 혐오 표현 처벌과 징벌 배상, 과징금, 사이트 폐쇄까지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혐오를 조장해 이득을 챙기는 행위와, 이에 기생하는 플랫폼에 국가가 책임을 묻겠다는 본격적인 신호다.

(중략).

물론 혐오 행위에 대한 규제는 신중해야 한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핵심 가치다. 국가가 불편한 말과 비판적 표현을 임의로 걸러내기 시작하면, 규제의 칼끝은 언제든 권력 비판을 향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폭력 희생자를 조롱하고, 민주의 상처를 일종의 놀이처럼 소비하는 행위까지 방치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자유는 타인의 존엄을 짓밟을 권리까지 포함하지 않는다는 너무도 당연한 명제가 있지 않은가. 더욱이 혐오는 방치될수록 외국인·이주민 등 다른 집단으로 번지며 사회 전체의 차별을 공고히 한다.

이 대통령이 의지를 보인 만큼 정부는 혐오 표현과 역사 왜곡, 사회적 참사에 대한 조롱을 근본적으로 제재할 제도적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2018년 네트워크집행법(NetzDG)을 시행해 플랫폼이 명백한 혐오 게시물을 방치할 경우 최대 5000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프랑스는 2019년 아비아법(Avia Law)으로 플랫폼의 24시간 내 혐오 콘텐츠 삭제를 의무화했고, 이탈리아는 1993년 만치노법(Legge Mancino)으로 혐오 선동에 최대 징역 3년을 부과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모델을 그대로 이식할 수는 없더라도 특정 피해 집단을 향한 반복적 조롱과 혐오 선동, 이를 방치한 플랫폼의 책임에 관해서는 우리 사회도 기준을 세울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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