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애 안 낳는지 밝혀졌다”…전세계적인 출산율 하락, 이유는? 저학력·저소득 계층에서 혼인·출산 감소때문
출생아 수 감소가 고학력 여성의 커리어 추구 때문이라는 통념과 달리, 실제로는 고졸 이하 저학력·저소득 계층에서 혼인·출산이라는 가족 형성 기제 자체가 붕괴됐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수준과 소득에 따라 결혼과 출산이 양극화되는 이른바 ‘가족 형성의 K자형’ 현상이 심화되면서, 출산이 사실상 선택이 아닌 ‘계급’의 문제로 전락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18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모(母)의 교육정도별 출산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한해 동안 고졸 이하 여성이 낳은 아이는 3만7698명으로 4년 전인 2020년(5만1661명)에 비해 27%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대학교 이상 학력을 보유한 여성이 낳은 아이가 8.4% 감소한 것과 비교해보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물론 대학교 진학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고졸 여성의 숫자가 정체되거나 혹은 감소하는 추세다. 다만 지난 2020년 기준 여성 가운데 고졸 학력 비중은 30~34세 15.7%에서 25~29세 14.7%로 단 1%포인트만 낮아졌을 뿐이다. 그럼에도 지난 4년새 고졸 여성의 출산율은 전반적으로 급감했다.
비슷한 국내 연구결과도 나온 바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기혼부부 무자녀 선택과 정책’에 따르면, 연구팀이 결혼 1~7년 차 신혼부부 1779명을 상대로 심층면접 조사를 한 결과, 고등학교 졸업 이하 학력을 가진 여성이 대학 졸업 이상 학력을 가진 여성에 비해 무자녀를 선택할 확률이 높았다. 또 여성의 월평균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를 낳지 않을 확률이 줄었다. 당시 연구자는 “양육비 부담 때문에 자녀를 낳지 않는 경향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왜 전세계적으로 출산율이 하락하고 있는가를 분석하는 장문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전세계 195개국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이미 인구 유지에 필요한 합계출산율 2.1명을 밑돌고 있다. 통상 알려진 것과 달리, 출산율 하락이 고학력 여성의 커리어 추구가 아니라 저소득·저학력 여성의 결혼 기피로부터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FT 설명이다.
또 각국의 스마트폰 보급시기와 맞물러 출산율이 대체적으로 급감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젊은 층의 대면 교류 시간이 급감했고, 실제 연애와 결혼으로 이어지는 관계 형성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더해 저소득·저학력 여성층의 소셜미디어 노출도도 한몫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더 높은 소비 수준과 라이프스타일을 접하면서 관계에 대한 기대 수준은 올라갔지만, 현실 속 또래 남성과의 경제력 격차나 불안정한 노동시장 상황은 그대로였다는 것이다.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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