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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분간 좀비에게 쫓긴 기분… 쉴 틈 없는 쾌감 ‘군체’[봤어영]

무명의 더쿠 | 19:17 | 조회 수 640

쉴 틈 없이 몰아친다. 마치 러닝타임 2시간 내내 좀비에게 쫓긴 듯한 기분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팔이라도 물리지 않았는지 재차 확인하고 싶을 정도. 군더더기 없는 빠른 전개, 밀도 높은 긴장감, 연상호 감독 특유의 리얼리즘이 맞물리며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좀비 영화가 탄생했다.


특히 ‘군체’의 감염자들은 단순히 물고 뜯는 기존 좀비의 문법을 넘어선다. 영화는 집단지성을 가진 진화형 감염체를 전면에 내세운다. 서로 연결되고 움직임을 공유하며,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처럼 반응하는 감염자들은 제목 그대로 ‘군체’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포스터 속 끈적하게 번지는 균사체의 이미지가 스크린 안에서도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연상호 감독 특유의 리얼리즘도 여전하다.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감염 사태는 과장된 재난보다 현실과 맞닿은 공포로 다가온다. 밀폐된 공간과 익숙한 도심 풍경이 결합되며, 가상의 이야기임에도 실제 재난 현장을 목격하는 듯한 체감도를 높인다.


극의 중심축은 전지현이 맡은 생명공학과 교수 권세정이다. 정체불명의 감염자들의 행동과 진화 패턴을 읽으며 생존자들을 이끌고 탈출을 모색하는 인물이다. 11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전지현은 과장된 영웅 서사보다 절제된 현실 액션과 침착한 감정선으로 작품을 이끈다. 교수라는 설정에 맞게 과도한 액션보다 생존과 판단, 통제의 리얼리티를 살리며 극의 무게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구교환이 연기한 생물학 박사 서영철은 영화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핵심 인물이다. 예측 불가능한 행동과 흔들리는 눈빛, 거친 몸짓만으로도 불안과 위협을 축적하며 기존 빌런과는 또 다른 결의 긴장감을 만든다. 설명보다 분위기와 존재감으로 장면을 장악하는 방식은 구교환 특유의 강점을 보여준다.


지창욱이 맡은 둥우리 빌딩 보안팀 직원 최현석 역시 인상적이다. 감염자들과 맞서는 액션 시퀀스를 통해 정적일 수 있는 서사를 역동적으로 전환시키며 극의 리듬을 끌어올린다. 속도감 있는 근접 액션과 신체 활용이 긴박한 생존극의 체감을 높인다.

김신록은 인간성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축이다. IT 업체 직원이자 현석의 누나 최현희 역으로 등장한 그는 생존과 윤리, 두 갈림길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 군상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취약성과 두려움, 관계의 무게를 지닌 인물로서 영화가 말하는 인간다움을 보다 입체적으로 구현한다. 신현빈 역시 후반부 전지현과의 연대를 통해 극의 피날레에 힘을 더한다.


결과적으로 ‘군체’는 잘 만든 좀비영화다. 오락영화로서의 속도감과 긴장감은 물론, 집단성과 개별성, 인간성과 연대에 대한 질문까지 담아냈다. 공포와 스릴 너머 철학적 여운을 남기는 연상호표 장르물이 또 한 번 스크린 위에 완성됐다. 연상호 감독 연출. 5월 21일 개봉. 러닝타임 122분.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018/0006286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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