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군부인’ 역사 왜곡 논란, MBC 빼고 다 사과했다 [DA이슈]
‘21세기 대군부인’은 21세기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모든 걸 가진 재벌이지만 신분이 평민이라 짜증스러운 여자와 왕의 아들이지만 아무것도 가질 수 없어 슬픈 남자의 운명 개척 신분 타파 로맨스다. 로그라인(작품 방향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전달하는 드라마 업계 용어)은 이렇다.
하지만 16일 종영된 ‘21세기 대군부인’은 고증 실패작으로 ‘역사 왜곡 논란’에 직면했다. 작품 초반부터 제기된 고증 실패 서사가 극 후반에 여실히 드러나면서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이에 결국 주연 배우인 아이유와 변우석이 18일 일제히 SNS 계정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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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연출한 박준화 감독도 매체 인터뷰를 진행하며 눈물로 사과했다. 박준화 감독은 19일 동아닷컴과의 만남에서 “드라마를 보며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했는데, 많은 분에게 안 좋은 상황을 만들게 돼 정말 죄송하다. 나와 함께한 많은 분과 드라마를 애정하며 봐준 시청자들에게 사과한다”라며 “이렇게 인터뷰를 진행하는 이유는 처음부터 끝까지 드라마를 책임지고 만든 사람으로서, 내 부족함으로 인해 생긴 문제에 대해 직접 말하고자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눈물을 보였다. 박준화 감독은 인터뷰 도중 눈물에 대해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늘 시청자들이 즐거워해 주시는 게 좋았다. 누군가는 ‘감독님, 이제는 코믹 말고 다른 형태의 드라마를 해보시는 건 어떠냐’고 하셨지만, 코믹으로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게 좋았다”라며 “시청자들이 올린 SNS 영상을 봤는데, 한 어르신께서 무도회 장면을 보시며 흐뭇해하시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영상에서 ‘왜 그렇게 재미있냐’고 묻자 ‘감동적이잖아’라고 하시더라. 너무 흐뭇해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분 표정이 계속 생각났다. 그분이 끝까지 감동과 유쾌함, 힐링을 느끼셨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스스로 미웠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라고 전했다.
대본을 쓴 유지원 작가도 뒤늦게 입장을 내놨다. 유지원 작가는 19일 오후 ‘21세기 대군부인’ 공식 사이트 시청자 게시판에 “‘21세기 대군부인’ 고증 논란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실망과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혹여 더 큰 불편을 주지 않을지 조심스러운 마음에 말하기까지 시간이 지체되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분께 폐를 끼치게 된 점 또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적었다.
유지원 작가는 “‘21세기 대군부인’은 가상의 입헌군주국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입니다. 조선 왕실이 현대까지 이어졌다는 상상 아래 우리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담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의 예법을 현대에 적용하고 가상의 현대 왕실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자료 조사와 고증이 부족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즉위식 장면에서 지적된 구류면류관과 ‘천세’라고 산호하는 장면은 조선 의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역사적 맥락을 충분히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저의 불찰입니다. 이 외에도 시청자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의견들을 모두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라고 역사 의식 부재와 고증 실패에 인정했다.
유지원 작가는 “고민의 깊이가 부족했던 점으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합니다. 보내주신 비판과 지적을 마음에 새기고, 작가로서 부족했던 점을 돌아보며 반성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시쳇말로 작감배(작가, 감독, 배우) 모두 사과하거나 사과문을 게재했다. 제작진이라는 이름으로도 사과문이 나왔다. 하지만 드라마를 방영한 MBC는 빠졌다. 작품을 기획하고 편성까지 한 방송사지만, 방송사 차원에서의 어떤 입장이나 사과문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버젓이 자회사 PP(케이블 채널) 편성표에 ‘21세기 대군부인’이 존재한다. 이 문제에 있어서 MBC가 가장 먼저 입장을 내놓고 조치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정작 ‘작감배’ 사과에 숨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MBC는 대체 어떤 입장을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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