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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남성 발병률이 여성보다 4배 높은 자폐스펙트럼장애(자폐증, ASD)의 성별 차이를 규명할 수 있는 연구 모델을 마련했다. 성별과 중증도를 고려한 맞춤형 자폐 치료제 개발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은준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장과 이은이 연세대 의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자폐증의 핵심 원인 유전자인 'CHD8'의 중증 변이 생존 쥐 모델을 개발하고 변이가 강해지면 자폐증의 성별간 증상 차이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5월 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분자정신의학'에 공개됐다.
자폐증은 사회적 상호작용이 어렵고 반복 행동을 나타내는 신경발달장애다. 전세계 인구 약 3.2%가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약 4배 많아 성별에 따른 발병 차이가 뚜렷하지만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CHD8 유전자는 유전물질인 디옥시리보핵산(DNA) 구조를 조절해 여러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지휘자' 역할을 한다. 자폐증을 포함한 신경 발달 장애의 주요 원인 유전자로 꼽힌다.
기존 연구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한 쌍의 CHD8 중 한쪽에만 변이가 있는 이형접합 쥐 모델을 주로 활용했다. 이형접합 모델은 자폐 관련 증상이 매우 약하게 나타나 발병 원리를 자세히 밝히는 데 한계가 있다. 두 CHD8 유전자 모두 변이가 있는 동형접합 쥐는 배아 단계에서 사망해 연구 자체가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잡종 쥐끼리 교배하는 아이디어를 활용해 그동안 생존이 어려웠던 동형접합 CHD8 변이 쥐 모델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이형접합과 동형접한 쥐 모델의 뇌 발달 단계, 뇌 부피, 뇌혈류량, 신경세포 활동 및 신호 전달, 유전자 발현 양상 등을 체계적으로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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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접합 쥐 모델에서는 자폐 관련 행동 이상이 주로 수컷에서 나타났지만 동형접합 쥐 모델에서는 암수 모두 증상이 뚜렷했다. CHD8 변이가 강할수록 암컷에서 나타난 보호 효과가 무력화되며 성별 간 증상 차이가 사라진 것이다.
김 단장은 "생존 가능한 동형접한 CHD8 변이 쥐 모델을 통해 중증 자폐의 발병 원리를 뇌회로 및 유전자 수준에서 입체적으로 규명한 것"이라며 "자폐증의 성별 차이가 유전자 변이 강도에 달라진다는 사실을 처음 증명해 향후 성별 및 중증도를 고려한 자폐 치료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 doi.org/10.1038/s41380-026-03646-9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