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을 놓고 사측과 갈등해온 삼성전자 내 최대 노조 위원장이 비(非) 반도체 부문을 향해 "못해먹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졌다. 노사 교섭이 반도체 부문(DS) 직원의 성과급 위주로만 진행되자 스마트폰, 가전 등 완제품(DX) 부문 조합원 사이에서 홀대론이 커졌는데 노조 위원장이 기름을 붓는 발언을 한 격이 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전날 사측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벌인 2차 사후조정 회의 직후 노조 내부 소통방에 "마무리되면 노조 분리 고민을 해보자. 전삼노, 동행 좀 너무한다. DX 솔직히 못해먹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전삼노와 동행은 삼성전자 내 2·3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삼성전자노조동행을 뜻한다. 이 노조들엔 DX 부문 직원이 많이 가입해 있다. 반면, 초기업노조엔 DS 부문 조합원이 많다. 최 위원장도 DS 출신이다.
글이 올라온 뒤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최 위원장은 이를 삭제하고 다른 소통방에 "집행부에 하소연(하려던) 글을 잘못 올려 죄송하다"며 수습하려 했다.
하지만 이미 DX와 DS 부문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조합원들을 하나로 묶어야 할 노조위원장이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는 글을 올렸다는 비판에선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특히 18일에는 전삼노와 동행 집행부가 사후조정회의가 열린 정부세종청사로 찾아와 최 위원장을 만나 'DX 부문 노동자 6대 핵심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들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종합회사가 아니라 종합전자회사"라며 "위원장이 DX 부문 직원 5만 명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반영해달라"고 말했다. 현재 초기업노조에는 7만 1,000여명이 가입돼 있고 전삼노 1만 5,000여명, 동행노조 2,300명 가량이 속해 있다.
초기업노조 집행부의 극단적인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송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부위원장은 17일 저녁 조합원 단체대화방에 "삼성전자는 우리가 그냥 없애버리는 게 맞다" "(전삼노와 동행노조는)를 그럴 힘(파업할 힘)도, 조합원도 없다"고 낮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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