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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리뷰]'와일드 씽', 트라이앵글 강제 컴백이 시급하다

무명의 더쿠 | 05-19 | 조회 수 674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와일드씽' 혹시 예고편이 전부면 어떡하지 했는데 기우를 박살내는 재미다. 오랜만에 예고편보다 더 웃긴, 선물 같은 코미디 영화가 탄생했다.

오는 6월 3일 개봉하는 영화 '와일드 씽'(감독 손재곤)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으나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해체된 3인조 혼성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재기 기회를 잡기 위해 벌이는 무모한 도전을 담은 코미디물이다.

이번 작품은 일찌감치 뮤직비디오로 홍보 프로모션으로 관객들의 기대가 뜨거웠다. 배우들의 의외성 있는 캐릭터 도전 덕분에 설정만으로도 '벌써 웃기다'는 반응이 속출했다. 여기에 실제로 그 시절 혼성그룹 데뷔곡이라고 해도 손색없는 메인 OST '러브 이즈'(Love is) 뮤직비디오로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대부분의 코미디 영화는 예고편을 뛰어넘는 재미를 주기 힘든 편이다. '와일드 씽' 역시 '예고편에 나온 웃음 포인트가 전부 아니겠느냐'는 의구심이 내심 있었다. 그러나 18일 진행된 언론 시사회에서는 웬만해선 좀처럼 웃음이 터지지 않는 시사관마저 육성으로 '빵빵' 터트릴 만큼 예상 밖의 타율 높은 개그 신들을 빼곡하게 배치했다.

발 빠른 홍보로 '러브 이즈'와 '니가 좋아'는 예비 관객들이 이미 포인트 안무와 후렴까지 숙지한 상태가 됐는데, 그 덕분에 트라이앵글과 '발라드 왕자' 최성곤을 향한 기억조작 '가짜 추억'이 그럴듯하게 만들어졌다. 노래를 미리 익숙할 만큼 들어버리면 본편의 재미가 덜할까 싶었는데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준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콤팩트한 전개다. 100분대의 러닝타임에 걸맞게 속도감 있는 이야기가 시작부터 펼쳐지며 트라이앵글의 흥망 서사에 관객들을 빠르게 몰입시킨다. 정상의 아이돌이 몰락하고, 재결합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밀고 당기겠거니 하는 과정까지는 관객들이 이미 알고 입장하는 지점이다.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 않는 미덕이 있다. 로그라인에 다 나와있는 줄거리는 빠르게 훑어내고 속도감 있게 본론에 돌입한다.

여기에 뜻밖의 사건이 더해지며 엔딩까지 새로운 추진력이 생기는데, 얼떨결에 카 체이싱을 하고 경찰이 총까지 쏘는 스펙터클한 추격전이 벌어진다. 이야기가 갑작스럽게 막장 소동극으로 흘러가며 '설상가상 레이어'를 계속해서 더한다. 컴백 무대를 코앞에 두고 환장할 상황에 주인공들을 몰아넣으며 끊임없이 코미디가 터진다.


강동원은 역시 코미디가 제맛이다. 헤드스핀을 직접 소화했다는 것이 고생했다는 생색인 줄 알았으나 생각보다 중요한 감동 포인트다. 직접 해줘서 참 다행이다. 코미디를 위해 모든 걸 내려놓은 모습이 오히려 멋지게 보이는 비주얼의 역설이다. 칼머리를 하고 긴 팔다리로 무대를 휘저으며 멋있는 척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한때 좋아했던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그 시절 오빠다.

엄태구는 사실 이것이 본모습이고 우리에게 내향인인 척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닐까. 앞으로 그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될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연기라면 놀라울 따름이다. 상구는 엄태구의 연기 스펙트럼을 반대쪽 끝까지 확장한 캐릭터다. 본 적 없는 폭발적인 무대 매너와 랩 퍼포먼스로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내향인 엄태구를 지금까지 여러 방송을 통해 지켜본 관객이라면 등장만으로 웃음이 터질 장면이 많다.


박지현은 혹시 아이돌이 퍼스널 컬러였는지 역대급 비주얼을 자랑한다. 유독 아름다운 엔딩 무대는 개봉 후 관객들에게 회자될 미모다. 캐릭터 설정이 매력적이기에 더 감질맛 나는 분량이지만 영리하고 임팩트 있게 신마다 제 몫을 다했다. 극의 중심축이라 더 튀어서도 부담스럽고, 덜 보여서도 아쉬운 위치인데 섬세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밸런스를 잡았다.

특히 박지현은 감정이 담긴 '찰나'의 표정 변화와 갭 차이를 섬세하게 연기하는데 능숙한 배우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1세대 걸그룹 특유의 방송용 표정과 말투의 미묘한 포인트를 살려냈다. K팝 팬들이라면 누구나 웃음이 터질 포인트다. 트라이앵글이 실제 있었던 그룹처럼 느껴진다면 8할은 박지현 덕이다.

크레딧에는 '그리고 오정세'지만 그가 이 영화의 숨겨진 진짜 주인공이다. 나오는 모든 장면이 웃음 '킥'이다. 특히 후반부는 러닝타임 내내 오정세가 만든 웃음 스노우볼이 굴러가면서 쉴 새 없이 웃음을 '빵빵' 터트린다. 극장에서 소리내서 웃어본 적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면 이제 오정세 덕에 웃을 차례다.

이밖에 신하균, 강기영, 박해미도 적재적소의 캐스팅으로 재미를 더한다. 배역을 모르고 보면 더 반갑고 유쾌할 특별출연이 가득하다.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중독성 강한 OST다. '러브 이즈'의 매력적인 멜로디가 이 작품의 화룡점정이다. 의외의 조합이지만 박지현의 맑고 또렷한 보컬과 강동원, 엄태구의 목소리가 기대 이상으로 조화롭다. 모든 관객들이 극장을 나서며 "사랑은 왜 이리 왜 이리 어려운 건지", "니가 좋아"를 흥얼거리며 나가게 될 것이다.

아주 오랜만에 정말 잘 만든, 관객들이 기대했던 재미를 배신하지 않는 코미디 영화다. 뭉클하고 벅찬 감동은 덤이다. 트라이앵글을 좋아했었던 기억조작 가짜 추억 여행까지 시켜주는 작품이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트라이앵글의 무대를 이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미 안무를 다 잊어서 음악방송엔 나갈 수 없다"는 강동원이 아무리 거부해도, 거스를 수 없는 운명처럼 관객들을 위해 트라이앵글이 다시 무대에 서는 날을 기대해본다.

오는 6월 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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