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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민원에 당국·교사 ‘눈치’만… 뛰놀지 못하는 아이들 [심층기획-운동장을 빼앗긴 아이들]

무명의 더쿠 | 14:16 | 조회 수 416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4128740?sid=102

 

초품아의 '모순'

아파트 둘러싸인 학교 적막감만
‘공 차는 소리 시끄럽다’ 잇단 신고
“생활소음 덜한 활동 위주로 운영”

아이들 함성소리, 관리대상 취급
체육활동 제한 학교 갈수록 증가
“교사·학교·주민 모두 책임 통감을”


“축구는 학교 말고 학원에서 배워요. 학교 운동장에선 공을 못 차게 하거든요.”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A 초등학교. 평일 낮이었지만, 학교 운동장은 조용했다. 초고층 아파트가 병풍처럼 둘러싼 학교 운동장에서는 축구공 차는 소리도, 아이들의 함성도 들리지 않았다. 적막감이 감도는 운동장 한가운데에는 축구 골대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텅 빈 운동장 소음과 민원 등으로 방과후 체육활동을 제한하는 초등학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고층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한 초등학교 운동장이 텅 비어 있다. 서울·부산 지역에서는 방과후 체육활동을 제한하는 초등학교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 단지와 맞닿은, 이른바 ‘초품아’ 학교로 나타났다.

하교 시간에 만난 학부모 김모씨는 “학교 체육 시간이 너무 부족해 요즘 실내 축구교실이나 줄넘기 학원을 안 보내는 집이 드물다”며 “국어, 영어, 수학 외에 체육 사교육 비용 지출도 꽤 크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또 다른 학부모 이모씨도 “이제는 아이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고 소리 지르기 어려운 분위기가 된 것 같다”며 “민원이나 안전 문제 때문에 학교 체육활동이 조심스러워진 현실은 이해하지만, 필요한 신체활동까지 위축되는 건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반경 약 1.5㎞ 안에 위치한 6∼7개 주변 초등학교도 사정은 비슷했다.

한 학교 관계자 A씨는 “아이들의 함성이나 공을 차는 소리가 크게 나면 학교에 민원이 들어온다”며 “구기종목은 거의 하지 않고, 운동장에서는 소음이 덜한 활동으로만 운영된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 학교 대부분이 사방이 고층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있다. 불과 왕복 2차선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약 20m 남짓한 거리에서 학교와 거실이 마주 보고, 학교와 아파트 경계가 사실상 없었다. 아파트 발코니에서 운동장 바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구조 속에서, 아이들의 활기는 ‘생활 소음’이 아닌 ‘관리 대상’으로 취급되는 셈이다.

2023년 서울 동작구 본동초등학교에서 열린 ‘본동 놀이 한마당’ 운동회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함께 놀이를 즐기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B 초등학교는 지난해 전체 학생이 참여하는 운동회에서 소음 민원으로 경찰이 학교에 출동하기도 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현재 점심시간 운동장 이용을 학년별 주 1회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운동장 외에 강당을 활용해 체육 수업을 진행하며 체육활동 자체를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서울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강북 지역에서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키우고 있는 한 학부모는 “학교에 전화해서 같은 반 아이들 4∼5명 모여서 방과 후에 축구를 해도 되겠냐고 물었더니 선생님이 ‘당연히 안 된다’고 답했다”며 “결국 인터넷으로 유료 대여 장소를 알아보고 있다”고 한숨 쉬었다.

학교 현장에서는 각종 민원에도 불구하고 학교·교육청·학부모 어느 누구도 교사에 대한 보호에 나서지 않아 불가피하게 ‘체육활동 금지’라는 선택을 한다고 주장한다.

(중략)

교사들은 교육당국이 현장 상황 축소에만 급급하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식적으로는 체육활동을 금지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학교가 운동장 사용을 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방과 후 체육활동 제한 학교가 75곳에 불과하다는 발표를 믿는 현장 교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청 공식 집계보다 실제 학교 현장은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은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체육활동 제한 학교 현황 자료를 요구하자 당초 ‘4곳’이라고 답변했다가, 재집계 요청을 받자 55곳으로 제출했다. ‘체육활동 금지’ 학교 수도 2024년 86곳, 2025년 96곳, 올해 101곳이라고 지난달 초 밝혔다가, 오집계를 이유로 며칠 만에 75곳으로 수정하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나서 “아이들의 활기찬 함성이 멈춘 사회에는 미래가 없다”고 밝힌 직후, 방과후 체육활동을 제한한 학교가 추가로 확인됐다.

일부에서는 초등학교에서 체육이 사라지는 현실에 교사·학교·주민 등이 모두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만큼, 변화를 위해서는 어른들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초등학생 자녀 2명을 키우고 있다는 40대 초등학교 교사는 “민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교사 역시 민원을 핑계로 진짜로 아이들을 위한 선택을 안 하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진상 민원인, 무책임한 당국, 교사의 직무유기라는 삼박자가 모여 아이들의 미래를 망치고 있다는 것을 직시하고, 모두가 반성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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