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oo

칸 영화제 <호프> 버라이어티 리뷰 “나홍진의 지나치게 긴 크리처 무비는 음담패설 같은 유머, 조악한 CGI, 그리고 눈부신 액션이 뒤엉킨 총질 난장판이다.”

무명의 더쿠 | 05-18 | 조회 수 2165

https://x.com/uahan2/status/2056189514230735181


《Hope》 리뷰: 나홍진의 지나치게 긴 크리처 무비는 음담패설 같은 유머, 조악한 CGI, 그리고 눈부신 액션이 뒤엉킨 총질 난장판이다


허술한 크리처 효과와 어설픈 신화 설정에도 불구하고, 러닝타임의 약 70% 동안만큼은 이 한국 거장의 네번째 영화는 당신이 본 액션 영화들 중 가장 뛰어나고, 또 가장 웃긴 작품 가운데 하나다.


—————————


《Hope》가 공개됐다. 우스꽝스럽고, 통제가 안 되고, 지나치게 길지만, 동시에 올해는 물론 어쩌면 최근 몇년 사이 가장 경이롭게 우아한 액션 연출을 담고 있는 영화다. 그래서 결국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과연 어떤 영화가 이 정도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었을까?


이 질문은 작가이자 감독인 나홍진 자신도 장난스럽게 의식하고 있는 듯하다. 정신 나간 듯 뛰어난 첫 한시간 동안, 우리는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괴물을 끝내 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영화 속 무대는 한국의 작은 마을 ‘호포항’. 북쪽의 이웃이자 숙적인 북한과 가까운 탓에, 낡은 간판들은 “지뢰를 조심하라”, “간첩을 신고하라!”, “침투자를 경계하라!” 같은 구호를 외친다.


첫 한 시간이 얼마나 미친 듯 재미있는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천재 촬영감독 홍경표(《기생충》, 《버닝》, 《곡성》)는 유려하게 미끄러지는 카메라를 너무도 뻔뻔할 만큼 우아하게 다루며, 그 움직임 자체가 프로덕션 디자인 속 혼돈과 학살을 비웃는 냉소적 논평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모든 게 완벽하게 굴러가던 바로 그 순간 — 적어도 우리 관객 입장에서는 — 마침내 괴물이 등장한다. (모션 캡처 연기는 Cameron Britton이 맡았다.)


어쩌면 애초부터 실망은 예정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외계 괴물 디자인은 구식 비디오게임 그래픽처럼 보이며, 실사로 담아낸 세련된 세계 속에서 더욱 붕 떠 보인다. 그리고 그런 문제는 160분짜리 영화의 느슨한 중반부에서 더 커진다. 사냥꾼들이 숲에서 또 다른 발견을 하고, 불필요한 서브플롯과 외계인들이 늘어나며, 얇디얇은 설정 설명이 덧붙는다. 


《Hope》는 주제 의식이나 정치적·철학적 함의를 거의 완전히 거부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영웅적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칸 경쟁 부문에서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홍진의 다른 작품들 — 《추격자》, 《황해》, 《곡성》 — 이 더 잘 어울렸을 법하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굳이 의미를 찾으려 한다면, Michael Fassbender, Alicia Vikander, Taylor Russell이 CG로 뒤덮인 무표정 외계 종족을 연기하는 설정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아시아 배우들을 타자화하던 관습을 뒤집는 장난스러운 역전으로 읽을 수도 있다. 근데 뭐, 솔직히 그건 너무 억지다.


그래도 영화 후반부가 다시 속도를 되찾고, 체호프의 바주카포 법칙을 비웃듯 등장만 하고 끝내 발사되지는 않는 대전차 로켓까지 포함된 역대급 고속도로 추격전으로 폭주하기 시작하면, 관객은 결국 엉성한 VFX쯤은 신경 쓰지 않게 된다. 그냥 편하게 기대앉아 인간 드라마와 인간 스턴트 — 어쩌면 최초의 “베스트 스턴트 디자인” 오스카 후보가 될지도 모를 —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인간적인 코미디를 즐기면 된다.


호포항의 괴짜 주민들은 외계 침략자들보다 느리고, 약하고, 멍청하고, 어쩌면 덜 고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훨씬 더 재밌다. 정말 압도적으로 더.

[주의] 이 글을 신고합니다.

  • 댓글 17
목록
0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URL 복사 버튼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 💚더쿠X려💚 칙칙 뿌리면 뽕긋 살아나는 뿌리볼륨🌿 려 루트젠 뿌리볼류머 체험단 모집 239
  • 이미지 안보임 관련 안내 (+조치 내용 추가) [완료]
  • [공지] 언금 공지 해제
  •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1
  •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23
  •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1
  •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 모든 공지 확인하기()
    • 르세라핌 X 안드로이드 New Flow unlocked 🌊 Coming soon
    • 05:06
    • 조회 128
    • 이슈
    2
    • 적도 태평양의 수면 아래에 잠복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이 정보를 측정할 수 있게 된 이후로 기록된 가장 인상적인 이상 고온 해양 온도 덩어리일 가능성이 크다. 그 거대한 미지근한 물 덩어리가 앞으로 몇 주와 몇 달 동안 수면으로 올라오면, 올해 하반기 동안 전 세계적으로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 04:59
    • 조회 780
    • 이슈
    3
    • 새벽에 보면 등골 서늘해지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 15편
    • 04:44
    • 조회 138
    • 유머
    1
    • 새들에게 큰 도움을 준 식당 사장님
    • 04:27
    • 조회 1028
    • 이슈
    2
    • 자, 지금부터 서로 죽여라. (주어: 메가커피/컴포즈커피)
    • 04:18
    • 조회 1808
    • 유머
    7
    • 현재 해외에서 꽤 화제인 재판
    • 04:14
    • 조회 2948
    • 이슈
    24
    • 교수님께 일대일 과외 받는 법
    • 03:40
    • 조회 1012
    • 이슈
    6
    • 의미심장한 대군부인 기획의도
    • 03:30
    • 조회 7802
    • 이슈
    84
    • 요즘 잘생긴 인피니트 성규
    • 03:28
    • 조회 546
    • 이슈
    1
    • 하체운동 맛집인 아파트
    • 03:26
    • 조회 1443
    • 이슈
    6
    • 현대 아틀라스 근황 ㄷㄷ
    • 03:12
    • 조회 2826
    • 이슈
    11
    • 아니 같은 방송사 아니랄까 봐 브금 하나 바뀌었다고 2010년대로 돌아가 버리네... (p)
    • 03:08
    • 조회 1577
    • 이슈
    7
    • JYP 특유의 춤선 보여주는 이채연.jpg
    • 03:02
    • 조회 1159
    • 유머
    3
    • (사진주의) 2026년 “슈퍼 엘니뇨”가 150년 만에 가장 강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02:48
    • 조회 2794
    • 이슈
    22
    • 농심 바나나킥, 메론킥에 이어 나오는 망고킥(🥭)
    • 02:42
    • 조회 1214
    • 이슈
    7
    • 한국어 욕설 ㅅㅂ 근황
    • 02:41
    • 조회 4264
    • 이슈
    27
    • 한 달 일해서 팬티 한 장밖에 못 사.
    • 02:41
    • 조회 3668
    • 이슈
    6
    • 우리나라 코스어들의 원조국가인 일본의 코스 심연
    • 02:40
    • 조회 2966
    • 이슈
    31
    • 이 한국 영화들은 팬덤이 확고한거 같음..twt
    • 02:30
    • 조회 3648
    • 이슈
    27
    • 진짜 스트레스받고 힘들면 나중에 그 시기가 기억안난다고 하잖아 아예 통으로 기억이 안나는거야?
    • 02:27
    • 조회 2888
    • 이슈
    45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