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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축제의 그늘]① “주식 판 돈 안 들어와”... 예수금 모르는 ‘백발 개미’도 공격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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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8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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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사상 최고 행진에 너도나도 ‘주식 투자’

 

지난 12일 오전 10시 무렵 방문한 강남의 한 PB센터는 이른 시간부터 투자자들의 발길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상담 창구는 단 3곳뿐이었으나 대기석에는 이미 8명의 고객이 순서를 기다리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대기자들은 대부분 60대에서 70대 사이의 고령층이었다.

 

차례가 되자 직원과 마주 앉은 한 70대 여성 투자자는 대뜸 스마트폰을 들이밀며 “삼성전자를 매도했는데 투자 자금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면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직원이 주식 매도 자금은 예수금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알려주자, 그제야 안심한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매도했는데, 이제 무슨 종목을 사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이 투자자는 그동안 은행에서 추천받은 펀드만 가입하다가 직접 주식 투자한 것은 20여년 만이라고 했다.

 

그는 “모임에 나가면 전부 삼성전자, 하이닉스 얘길 하길래 스마트폰으로 투자를 해봤는데 돈을 꽤 벌었다”며 “주식이 위험한 줄 알았는데 나도 금방 수익을 내는 것 보니 어려운 게 아니다 싶다. 진작할 걸 아깝다”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증권사 WM센터 모습을 담은 일러스트./그래픽=정서희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증권사 WM센터 모습을 담은 일러스트./그래픽=정서희

 

 

인근의 또다른 증권사 영업점에도 모든 창구에서 고령 투자자가 상담을 받고 있었다. 김모(70)씨는 직원에게 한 시중 은행 계좌 번호를 불러주면서 주식 계좌와 연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씨는 “은행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꽉 채우면 SK하이닉스 10주 정도는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가 급등하면서 전국 증권사 지점에 적지 않은 투자자가 모이고 있다. HTS와 MTS 보급이 확대되면서 많은 주식 투자자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이용하게 됐지만, 직접 영업점을 방문해 계좌 개설과 주식 주문을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영업점을 찾는 다수는 60대 이상 고령자들이다.

 

코스피 지수가 7000포인트를 돌파한 당일엔 고객이 너무 많아 점심 먹으러 갈 시간도 없었다는 증권사 직원은 “고객들이 어디서 그 많은 돈을 가져오는지 모르겠다”며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주식에 투자 안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주식 투자의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시장에 뛰어드는 고령층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조선비즈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3대 대형 증권사의 신규 계좌 개설 현황을 취합한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5월 중순까지 60대 이상 고령자의 증권 계좌 신설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안팎 증가했다. 시장의 낙관론에 편승한 은퇴 자금이 위험 자산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대형 증권사 PB는 “오랫동안 주식에 투자해온 고령자들은 주식이라는 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주식뿐 아니라 예금과 채권, ELS 같은 파생상품 등에도 골고루 자산을 투자하지만, 문제는 주변에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 주식 시장에 뛰어든 고령자”라고 말했다.

 

이들 상당수가 그동안 여윳돈을 극히 안전한 은행 예금으로만 굴리다가 ‘불장’이 이어지자 처음 주식 투자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올해 초 처음 MTS를 깔아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는 주부 최모씨(66세)는 “은행 예금에만 돈을 두면 ‘거지 노인’이 된다며 부동산 시대가 가고 주식 시대가 왔다는 유튜브 영상을 보고 아들의 도움을 받아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지수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두며 국내 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이런 전망에 힘입어 가계 자금이 대거 주식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정기적인 근로 소득이 단절돼 수익성보다 안정성에 무게를 두고 은퇴 자산을 운용해야 하는 고령자 자금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예상을 벗어나 조정을 받을 경우, 투자 경험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 특히 주식 투자 경력이 짧은 고령층의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1165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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