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던 디카, 40만원 됐다…MZ 감성이 낳은 ‘디지털 금맥’ [언박싱]
화질보다 감성…중고 디카 “없어서 못 팔아”
4050이 팔고 2030이 구매…번장 거래 활발

동묘 벼륙시장에서 디지털카메라가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점주 A씨는 “수요가 많은 디지털카메라를 빠르게 보여주기 위해 앞에 빼뒀다”고 말했다. 박연수 기자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없어서 못 팔아요.”
지난 14일 찾은 서울 종로구 동묘 벼룩시장. 과거에는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발길이 주를 이루던 곳이었지만, 최근 레트로 열풍과 Y2K 감성이 확산하면서 2030세대가 거리를 장악했다.
수많은 옷더미와 잡화 사이에서 유독 눈길을 끈 건 디지털카메라다. 각 매장에는 2000년대 초반 출시된 소니·캐논·니콘 카메라가 빼곡히 놓여 있었다. 낡은 카메라지만 일부 매장은 제품을 유리장 안에 진열하거나 비닐로 감싸 보관할 정도로 귀하게 다뤘다.
스마트폰에 밀려 자취를 감췄던 디지털카메라가 젊은층 사이에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선명한 화질보다 2000년대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을 즐기려는 취향 소비가 확산한 영향이다.
동묘시장을 찾은 김다미(32) 씨는 “유튜브에서 디지털카메라 사진이 너무 예뻐 보여 직접 보러 왔다”며 “20만원 정도까지는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해연(27) 씨도 “스마트폰 사진으로는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감성을 느끼기 어렵다”며 “예전 감성이 좋아 동묘를 찾았다”고 전했다.
수요가 폭증하니 디지털카메라 물량이 부족할 정도다. 대부분 제품이 단종된 데다 새롭게 생산되지 않아 중고 시장에 나온 물건만 거래된다. 상태가 좋은 인기 모델은 가격이 수십만원까지 치솟았다. 고장 난 제품도 거래되고 있었다.
동묘에서 37년째 카메라 가게를 운영 중인 강병철 씨는 “2010년쯤에는 찾는 사람이 없어 중고 디지털카메라가 나오면 폐기하곤 했는데 이제는 없어서 못 판다”며 “10만원에서 40만원까지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인근 가게 점주도 “작동이 안 되는 제품도 금방 팔린다”며 “젊은 손님들이 특정 모델을 찾기도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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