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정인이 사건’은 양부모의 장기간 학대로 생후 16개월 아동이 숨진 사건이다.
정인 양은 2020년 1월 생후 8개월 무렵 서울 양천구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하지만 입양 직후부터 학대가 시작됐고 몸 곳곳에 멍과 상처가 사라질 날이 없었다. 몇 시간씩 방치되는 일도 있었다.
어린이집 원장은 같은 해 5월 정인 양의 몸 상태를 보고 처음으로 아동학대를 신고했다. 이후 7월과 9월에도 추가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은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특히 9월에는 두 달 만에 등원한 정인 양의 체중이 급격히 줄고 학대 흔적이 뚜렷해 어린이집 교사와 소아과 의사가 잇따라 경찰에 신고했지만 양부모 측 해명을 받아들인 경찰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비극은 2020년 10월 13일 발생했다. 양모 장씨는 정인 양이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격분해 아이의 복부를 강하게 수차례 짓밟았다. 당시 정인 양은 키 79㎝, 몸무게 9.5㎏에 불과했다.
결국 정인 양의 췌장은 절단됐고 장간막과 장기 곳곳이 파열됐다. 장씨는 친딸을 어린이집에 보낸 뒤 한참이 지나서야 의식을 잃은 정인 양을 병원으로 데려갔다.
의료진은 교통사고나 압사 수준의 강한 외력이 있어야 가능한 손상이라고 판단했다. 응급실 CT 영상을 확인하자 복강 내부가 출혈로 가득 찬 상태였다.
정인 양은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이후 장씨는 지인에게 “부검 결과가 잘 나오게 기도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장씨는 살인 혐의를 부인하며 “훈육의 방법으로 몇 대 때렸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안씨는 “딸에 대한 보호 감독을 소홀히 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아내를 믿었을 뿐이지 일부러 방치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내 장씨의 학대 사실 역시 전혀 몰랐으며 학대에 가담하거나 공모한 사실 역시 없다고 맞섰다.
그러나 정인 양의 부검을 담당한 법의학자는 법정에서 “지금까지 본 아동학대 피해자 중 가장 심한 수준이었다”며 “학대 여부를 따질 필요조차 없을 정도의 손상이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1·2심 모두에서 “극형이 불가피하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살인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안씨와 장씨는 “형량이 과하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2심은 계획범죄로 보기 어렵다며 징역 35년으로 감형했다. 이후 대법원은 2022년 4월 장씨에게 징역 35년, 안씨에게 징역 5년을 각각 확정했다.
사건 이후 국회는 이른바 ‘정인이법’으로 불리는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는 아동을 학대해 살해할 경우 사형·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아동학대살해죄’ 신설 내용이 담겼다.
한편 안씨는 징역 5년형이 확정돼 복역해왔으며 형기상 전날 만기 출소 시점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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