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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도 공동분배?”…노봉법 이후 번지는 ‘하청 교섭’ 도미노 원청 노조 넘어 외주·급식업체까지 성과급 요구

무명의 더쿠 | 09:55 | 조회 수 620

대표적인 사례가 반도체·조선업 현장이다. 지난 4월 30일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3공장 앞에서는 협력 운송업체 피앤에스로지스 노조 조합원 30여 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성과급 차별 지급을 중단하라”며 원청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수억원대 성과급을 받았지만, 하청 노동자들은 500만~600만원 수준 상생장려금만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성과급 교섭을 공식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법적·계약 구조의 벽 때문인지 이후 논란은 잦아 들었다. 일부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대다수 협력사는 이런 방식의 시위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같은 하청업체 내부에서도 온도 차가 있다.

 

앞서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4월 16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급식·시설관리·통근버스 운영 등을 맡는 외주업체 웰리브 노조에 대해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단을 내렸다. 웰리브는 급식·세탁·통근버스 운영 등을 맡는 업체로, 거제사업장 근무 인력 484명 중 절반이 넘는 251명이 급식 인력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한화오션이 협력사 노동자 1만5000여 명에게 원청과 동일 비율의 성과급 지급 방침을 밝히자 “급식 노동자 역시 생산 현장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며 동일 수준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까지 성과급 지급 확대나 최종 합의가 이뤄졌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한 기업 안에는 수십, 많게는 수백 개 협력업체가 존재한다. 생산라인 유지보수 업체, 물류업체, 청소·경비업체, 급식업체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하나의 산업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 만약 “원청 성과가 발생했으니 간접 고용 노동자도 함께 과실을 나눠야 한다”는 논리가 확산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삼성전자 같은 초대형 제조기업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반도체 공장에는 장비 유지보수, 물류, 세정, 보안, 식음료, 건물 관리 등 수많은 외주기업 인력이 들어와 있다. 원청 노조가 성과급 협상을 벌이는 순간, 협력업체 노조들도 “우리도 생산에 기여했다”며 줄줄이 교섭을 요구할 가능성이 생긴다. 과거에는 계약 단가 문제였던 것이 이제는 ‘노동권’ 문제로 바뀌는 셈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를 “성과급의 사회화”라고 부른다. 기업이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해 얻은 성과가 협력 생태계 전체의 공동 몫처럼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물론 노동계는 반론한다. “원청이 실질적으로 노동 환경과 작업 강도를 지배하면서 책임만 하청업체에 떠넘겨왔다”는 것이다. 반도체·조선처럼 다단계 하청 구조가 일반화된 산업에서는 원청과 협력업체 노동자의 경계가 이미 무너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결국 한국 제조업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성과급은 원래 기업 실적과 투자 위험을 반영해 결정하는 경영 판단의 영역인데, 이를 협력업체와 외주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하기 시작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구조 자체를 예측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실적이 나면 원청 노조가 요구하고, 다시 협력업체 노조와 외주업체 노조까지 연쇄적으로 움직이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https://monthly.chosun.com/client/mdaily/daily_view.asp?idx=24342&Newsnumb=2026052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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