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1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정박 중이던 한국 선박 나무호 피격을 두고 “강력히 규탄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도 공격 주체 특정이나 호르무즈 해협 관련 국제연대 참여에는 신중한 입장을 이어갔다. 한국 선박이 피격당하고 선박 내 부상자가 발생한 뒤 셈법이 더욱더 까다로워진 상황에 대한 정부의 복잡한 속내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현재로선 공격 주체 등 피격 정밀 조사를 두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신중하게 조금 더 파악할 게 남았다”고 했다. 특정되지 않은 공격 주체를 규탄하되 정밀 조사는 “신중히 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는 것은 섣부른 결론을 바탕으로 유동적인 중동 정세에서 개입하지 않으려는 태도로 해석된다. 특히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군사작전 참여를 요구하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균형적 입장을 취해왔다.
다만 미국의 한국에 대한 호르무즈 해협 작전 참여 압박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 간 회담과 12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선 해양자유구상(MFC) 등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MFC는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재개를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연합체다.
부상자가 발생한 점도 운신의 폭을 좁히는 부분이다. 경향신문이 확보한 피격 직후 사진을 보면 선원 한 명이 목에 깁스를 하고, 이마에는 거즈를 붙인 채 누워 있다. 1차 충격 때는 선원 1명이 폭발 충격으로 블랙아웃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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