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재산분할 판단 다시...노소영·최태원, 13일 조정 테이블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최태원 SK 회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조정기일이 오는 13일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 심리로 열린다. 지난 1월 9일 첫 변론기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1심은 재산분할 665억원과 위자료 1억원을 노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지난 2024년 5월 2심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SK 성장에 기여했다고 보아 재산분할액을 1조3808억원으로 대폭 높였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이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비자금이 SK에 유입됐더라도 이는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뇌물에 해당하므로, 노 관장의 기여도로 산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또 대법원은 혼인 관계 파탄 시점을 노 관장이 반소를 제기한 2019년 12월로 보고, 최 회장이 그 이전에 동생 등에게 증여한 주식은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새 법리도 제시했다.
위자료 20억 원과 이혼 자체는 대법원에서 확정됐고, 재산분할 비율 산정만 남았다. 비자금 기여분이 빠진 상태에서 노 관장의 실질적인 내조 기여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분할 비율을 좌우할 전망이다. 최 회장 측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SK 주식 등이 부부 공동재산이 아닌 '특유재산'임을 강조하며 분할 대상 제외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노 관장 측은 비자금과 무관하게 30년 이상의 혼인 생활 자체로 실질적 기여가 있었다는 논리로 맞설 전망이다.
조정은 재판부 중재 아래 양측이 합의를 시도하는 절차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사건은 정식 변론을 거쳐 재판부 판결로 넘어가게 된다.
한편 대법원 판결을 둘러싸고 여성계와 법조계 일각에서는 비판적 시각도 나왔다. 대법원이 혼인 파탄 시점을 늦게 잡고, 그 이전 증여 재산을 분할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전업주부처럼 경제활동 없이 가정을 돌본 배우자에게 불리한 선례를 남겼다는 우려다. 재산 형성 과정의 불법 여부를 따지기 시작하면 부유층이 '내 재산은 법의 보호 밖'이라고 주장하며 분할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