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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의 N%’ 요구 확산되나… 기업들, 성과급 인플레 공포

무명의 더쿠 | 08:25 | 조회 수 1353

삼성전자 노사 ‘사후 조정’ 수용
 

삼성전자 노사가 8일 정부의 ‘사후조정’ 중재를 전격 수용했다. 이날 오후 경기지방고용노동청이 주선한 노사정 자리에서 고용노동부가 사후조정 절차를 강력히 권유했고, 노조 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던 협상이 약 40일 만에 재개될 전망이다. 실제 사후조정은 중앙노동위원회 주재로 오는 11~12일 이틀간 집중 진행된다.

 

협상의 최대 쟁점은 ‘영업이익 N%’를 성과급 재원으로 명문화하는 수익 연동 성과급 모델의 제도화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확정하는 선례를 열었고, 삼성전자 노조는 이를 뛰어넘는 15%를 요구하며 파업을 벼르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순이익의 30%를, LG유플러스 노조가 영업이익의 30%를 관행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만약 삼성전자마저 영업이익 N% 모델의 제도화를 수용할 경우 이는 산업계 전체의 가이드라인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산업계 전체로 ‘성과급 인플레이션’이 확산할 것이라는 게 기업들의 우려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미래 투자 실탄인 영업이익을 정률로 나눠 갖는 방식이 표준이 되면, 한국 제조업의 글로벌 투자 경쟁력이 근본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대기업 고위 임원은 “삼성전자 협상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각 기업 노사 협상의 판도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며 “이번 사안은 삼성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기업 전체의 문제”라고 했다.

 

고착화되는 ‘영업이익 N%’ 요구

 

이번 논란의 기원은 2021년 SK하이닉스 노사 협상이었다. ‘성과급 산정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내부 반발과 동종업계로의 인재 유출 우려가 맞물리면서, 노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파격 합의를 끌어냈다. 지난해에는 기본급 1000%(연봉의 약 50%)인 상한선마저 폐지하고, 이 합의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했다. 당시만 해도 최고 경영진 누구도 반도체 사이클이 이토록 급격히 반등하리라 예측하지 못했다.

 

파격적인 노사 합의에 따라, 올 초 SK하이닉스 직원들은 기본급 대비 2964%의 성과급을 손에 쥐었다. 1인당 평균 1억원 이상의 인센티브가 현실화됐다. 지금의 반도체 초호황이 계속될 경우 SK하이닉스 임직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은 맥쿼리증권 추산 기준 2027년 최대 12억9000만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하나의 ‘기준점’이 돼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요구하는 근거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 간 협상이 산업 내 ‘임금 치킨게임’으로 변질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양인성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영업이익 10% 분배는) SK하이닉스가 정말 어려웠던 시절 직원 이탈이 심해서 걸었던 보상 성격이지만 문제가 꼬였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성과급은 개인 기여도를 엄밀하게 평가한 뒤 주식이나 주식매수권을 지급하는 것이 보통인데, 우리는 기여도를 제대로 따지지도 못하고 단체협상을 통해 영업이익의 일부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세계 어느 나라와 어느 기업에도 없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사태의 산업적 파장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경고는 글로벌 투자은행에서 나왔다. JP모건은 6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노조 요구(영업이익의 10~15% 성과급 지급, 기본급 5% 인상)를 수용할 경우 21조~39조원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여기에 파업 18일간 4조원 이상의 기회 손실이 발생하면 올해 영업이익에 최대 43조원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간 생산량 기준으로 D램은 0.9%, 낸드는 0.5%,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는 2.4% 감소하는 것을 가정한 수치다.

 

“SK하이닉스 협상부터 잘못 꼬여”

 

전문가들은 ‘영업이익 N%’라는 방식 자체가 주식회사 운영 원리와도 충돌한다고 말한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사 협상을 통해 영업이익의 일부를 떼 내는 방식에 대해 “주주가 투자한 자본으로 경영하는 주식회사가 자본 비용을 차감하지 않은 채 영업이익을 재원으로 성과급을 분배하면 상법의 근간이 흔들린다”며 “대만 TSMC도 성과급 규모와 방법은 노사 협상이 아니라 이사회를 거쳐서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TSMC도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지만 그 규모와 방식은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 영역이라는 것이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75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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