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4618753?ntype=RANKING
이란 공격 피해 식별장치 끄고 항해
4월 유조선 4척 호르무즈 통과시켜
2척 한국행, 한척 오늘 대산항 도착
UAE, 5월도 공급·亞정유사와 협상
나프타도 수급다변화·NCC 가동률↑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되기 직전 빠져나온 유조선 오데사호가 8일 오전 충남 서산 앞바다에 도착해 있다. 오데사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기 직전인 지난달 13일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중동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는 ‘유령 항해’ 전술로 한국 등 일부 국가에 원유를 수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전략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선 한 척은 8일 한국에 도착했다.
로이터통신 및 해운 업계에 따르면 UAE 국영 석유회사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는 지난 4월 한 달간 걸프만 내 터미널에서 최소 400만 배럴의 어퍼자쿰(Upper Zakum) 원유와 200만 배럴의 다스(Das) 원유를 유조선 4척에 실어 출하했다. 이란이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해 전 세계 석유·가스 공급량의 5분의 1이 고립된 상황에서 나온 움직임이다.
로이터통신이 선박 추적·위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원유 중 일부는 한국행 물량으로 몰타 선적의 오데사(Odessa)호와 라이베리아 선적의 주주N(Zouzou N.)호에 어퍼자쿰 원유가 각각 약 100만 배럴씩 적재된 상태다.
오데사호는 호르무즈 봉쇄 이후 해협을 통과해 국내에 들어오는 첫 사례다. 걸프만 안에 갇힌 선박들이 속속 발이 묶인 상황에서 이 선박은 해협 바깥에서 대기하다가 미국과 이란의 협상으로 4월 17일 하루 해협이 잠시 개방된 틈을 타 걸프만 안으로 진입했고, UAE 원유를 선적한 뒤 곧바로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다. 다음 날 해협은 다시 봉쇄됐다. 오데사호는 이날 오전 대산 앞바다에 도착했으며 이날 오후부터 주말 사이 대산항 인근 HD현대오일뱅크 정유공장으로의 하역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주N호는 오는 12일 S-Oil(010950) 시설이 있는 온산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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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7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원유 약 200만 배럴을 싣고 홍해를 통과한 한국 유조선이 여수 GS칼텍스 원유 부두에 들어왔다. 호르무즈 봉쇄 이후 한국 선박이 홍해를 우회해 원유를 국내로 운송한 첫 사례다. 오데사호가 호르무즈 통과의 첫 사례라면, 이 선박은 홍해 우회 루트를 처음 개통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홍해 우회로를 통해 들여올 추가 물량도 일부 확보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UAE산 나프타 50만 배럴을 실은 선박 한 척도 11일께 여수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정부 주도의 수입처 다변화와 항로 우회 조치가 이어지면서 ‘가동중단(셧다운)’ 위기설까지 돌았던 국내 나프타 분해시설(NCC) 가동률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NCC는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기초 원료를 생산하는 핵심 설비다. 중동산 나프타 의존도가 높은 국내 NCC들은 전쟁 이후 직접 수입이 줄고 원유 수급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이중고를 겪었으며 일부는 고객사에 불가항력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산 물량 확대 등을 계기로 원료 수급이 숨통을 틔우고 있다. 대한유화는 NCC 가동률을 62%에서 72%로 올렸고, 여천NCC도 60%에서 65%로 상향했다. 롯데케미칼(011170) 대산공장은 73%에서 83%까지 끌어올렸으며 추가 상향도 검토 중이다. LG화학(051910)도 2분기 대산공장과 여수 1공장의 가동률을 75%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추경을 통한 나프타 수입 비용 지원 효과 등에 힘입어 5월 나프타 공급은 평시의 90% 이상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NCC 가동률도 평시의 90%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